[MLB] 허드슨-지토 '우리가 미래최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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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렉 매덕스(34)와 톰 글래빈(35).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1-2선발인 이들은 그동안 메이저리그 최고의 원투펀치로 군림해왔다. 매덕스가 합류한 1993년 이후, 이들은 270승과 함께 4번의 사이영상을 합작했다.

그렇다면 미래 최고의 원투펀치는 누구일까.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랜디 존슨-커트 실링'이나 LA 다저스의 '케빈 브라운-박찬호', 얼마전 결성된 뉴욕 양키스의 '로저 클레멘스-마이크 무시나' 콤비는 답이 아니다.

이 세 팀에는 내리막길에 접어든 30대 후반의 선수들이 한 명씩 포함되어 있다.

정답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영건(Young Gun)' 팀 허드슨(25)과 배리 지토(22) 듀오. 이들은 '1.5 + 0.5' 시즌 동안 38승을 올리며, 팀에게 8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선사했다.

'허드슨-지토'와 '매덕스-글래빈' 콤비에겐 비슷한 점이 많다.

우선 이들 네명은 파워피처가 아니다. 강력한 패스트볼보다는 정확한 컨트롤과 변화구, 날카로운 수읽기로 타자과 대결한다. 양쪽 모두 우투수-좌투수의 조합이라는 것 또한 공통점.

허드슨은 99시즌 중반 빅리그에 합류, 겁없는 연승행진을 구가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11승2패 3.23) 하지만 지난 시즌 초, 첫번째 시련이 찾아오자, 허드슨은 마치 '동네북'처럼 얻어맞았다.

시련이 거듭될수록, 그의 성장도 계속됐다. '실패'를 통해 많은 것을 깨닫게 된 허드슨은 막판 7연승으로 풀타임 1년차로서 20승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기간 동안 허드슨의 방어율은 1.16에 불과했다.

지토의 성장속도는 더 빠르다. 99년 드래프트의 1라운드 지명자인 지토는 한 해동안 싱글A, 더블A, 트리플A를 모두 섭렵했고, 그로부터 1년후인 2000년 7월에는 빅리그행을 통보받았다.

지토가 합류하던 당시는 잘나가던 오클랜드에 비상등이 켜졌던 시기였다. 오마 올리버레스의 이탈과 마크 멀더, 길 헤레디아의 부진속에 로테이션은 붕괴 위기를 맞고 있었고, 이에 아트 하우 감독은 마이너리그 2년차인 지토를 불러 올렸다.

결과적으로 지토는 허드슨과 함께 오클랜드의 비상사태를 잠재운 일등공신이었다.

데뷔전에서 5이닝 1실점의 승리를 거둔 지토는 박찬호가 141경기만에 쟁취한 완봉승을 10번째 선발등판에서 따냈다. 특히 지토는 9월에만 5승을 기록하며 앞으로 허드슨을 보좌할 수 있는 확실한 제2선발로 성장했다.

허드슨과 지토, 이 '무서운 아이들'이 올시즌 최다승을 거둔 1-2선발이 된다고 해도 별로 놀랄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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