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낙용 산은총재 일문일답]

중앙일보

입력

엄낙용 산업은행 총재는 대우자동차 정리해고가 노사가 갈등으로 비화돼 정상경영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대우차에 대한 신규자금지원은 불투명하다고 14일 밝혔다.

-대우차에 대한 채권단 입장은
▲채권단은 지난해 11월 30일 대우차에 대한 법원의 법정관리개시결정 이후 800억원의 신규자금 지원에 이어 올들어 1-2월 1천800억원을 다시 지원하고 있다. 6월말까지 추가로 4천600억원을 다시 지원, 모두 7천300억원 정도가 투입될 예정이다.

하지만 정리해고로 인한 노사 갈등이 물리적, 비평화적 방법으로 표출돼 정상경영이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되면 채권단의 자금지원은 어렵다.

-대우차 자금흐름은
▲현재 대우차는 영업수지에서 매달 1천500억원의 적자를 보이고 있다. 현금흐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채권단이 자금을 지원키로한 것은 7월부터 영업수지가 흑자로 돌아서지는 않는다하더라도 균형을 이룰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법원의 법정관리인가 가능성은
▲법원은 이달 중순 회계법인의 조사보고를 토대로 법정관리인가를 위한 절차를 지속할 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법정관리인가를 위해서는 기업의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우위에 있어야하는 것은 물론 대우차의 구조조정이 원만히 이뤄지고 채권단이 이를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법원이 절차를 계속하기 힘들 것으로 본다.

법원은 이달 26일 채권단을 포함한 관계인집회를 연다.이후에는 법원이 언제든지 법정관리인가절차 중단결정을 취할 수 있다.

-법정관리개시전 대우차 노조가 구조조정에 합의하지 않았나
▲구조조정 원칙에만 합의했다. 진행과정에서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

-GM과의 협상은
▲GM은 의향서 제출이후 대우차 공장과 해외법인에 대한 실사를 마쳤다. 한달에 1천500억원의 적자가 지속되는 경영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GM의 인수가 어려워진다. GM이 현재 결정을 미루고 있는 것은 대우차의 현금흐름이나 기업가치가 개선될 수 있을지 가능성을 검토하는 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경영개선이 가능하다면 협상테이블에 나오겠지만 경영개선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협상테이블에 나오더라도 구체적인 협상진행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GM과의 협상진행에 큰 의미를 둘 단계가 아니다.

-정리해고가 이뤄지면 경영개선이 가능한가.
▲대우차는 올해 원가절감을 통해 5천500억원, 기타경비 절감으로 4천500억원 등 모두 1조원의 자구계획을 제출했다. 원가부분에서 인력절감을 통한 개선부분이 25%를 차지하고 있다.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이번에 1천785명이 정리해고되면 당초 약속한 6천900명의 인력절감방안이 충족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우차는 현재 기로에 있다. 대우차의 노사갈등은 정부나 채권단이 `의지적 결정'을 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대우차는 지난해 정리해고에 대한 노사합의안을 채권단에 제출하지 못해 결국 11월 8일 부도처리됐다. 지금은 당시와 비슷한 위기상황이다. 똑같은 우를 다시 범해서는 안된다.

구조조정이 원만히 진행돼 경영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우차 노사에 협조를 당부한다.
(서울=연합뉴스) 진병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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