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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총장, 한국인 첫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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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제11회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오른쪽)이 지난 7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코피 아난 유엔특사(4회 서울평화상 수상)와 함께 시리아 사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반기문(68) 유엔 사무총장이 제11회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국인이 서울평화상을 수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평화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이철승)는 12일 국제분쟁 해결, 환경 문제 개선, 국제 평화 정착 등의 업적을 보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서울평화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반 사무총장은 미얀마의 아웅산 수치(67) 여사, 브라질의 룰라 다 실바(67) 전 대통령과 미국의 제인 구달 연구소 등 쟁쟁한 개인·단체 후보들을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반 사무총장은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뒤 2007년 1월 한국인 최초로 제8대 유엔 사무총장에 취임했다. 재임 기간 동안 국제 분쟁, 기후 변화, 인권과 빈곤 등 범세계적인 문제들에 관심을 가지며 지속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였다. 2011년 6월에는 인류 평화에 기여한 점이 인정돼 유엔총회에서 192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재선돼 올해부터 두 번째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반 사무총장은 서울평화상 수상 소감을 담은 동영상을 통해 “개인적으로 큰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금번 서울평화상 수상을 유엔의 노력에 대한 평가로 받아들여 유엔을 대표해 겸허한 마음으로 수락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사무총장 임기 2기를 시작하는 해에 한국인으론 처음 훌륭한 상을 받게 돼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세계는 엄청난 도전과 시련에 직면하고 있다”며 “기후 변화를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쟁은 유엔이 더욱 큰 역할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다중적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선 보다 강화된 다자주의가 요구되며 유엔은 앞으로도 그 중심에 서서 국제사회의 도전을 해결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격년제로 시상하는 서울평화상은 1988 서울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기념하기 위해 1990년 제정된 국제 평화상이다. 초대 수상자는 고(故)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었다. 그동안 조지 슐츠 전 미 국무장관, 국경없는 의사회,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 무하마드 유누스 그라민은행 총재, 인권운동가 수잔 솔티 등 국제평화에 기여한 유명인과 단체가 상을 받았다. 2010년 제10회 수상자로는 베네수엘라 빈곤층 아이들을 위한 음악프로그램 ‘엘 시스테마’의 설립자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73) 박사가 선정됐다.

 시상식은 10월 중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반 사무총장에게는 상장과 상패 및 20만 달러(약 2억34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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