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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생모 사진 최초공개" 한손엔 총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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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마이니치(每日)신문이 10일 "김정은의 어머니가 베일을 벗었다"는 베이징발 기사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생모 고영희(2004년 사망)의 사진 여섯 장을 공개했다.

마이니치가 입수한 '위대한 선군 조선의 어머님'이란 제목의 1시간30분짜리 영상 속에 담긴 모습들이다. 고씨가 김정일 전 국방 위원장, 김정은과 함께 활동하는 1980~90년대 모습이 주를 이뤘다. 마이니치는 "북한 세습 왕조의 패밀리, 퍼스트레이디로서의 고씨의 모습이 공개된 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신문은 "김정일 전 위원장의 건강이 급속히 악화된 지난해 가을 조선 노동당 중앙위원회가 재편집한 영상"이라며 "5월 이후 조선 인민군 간부들에게 공개되기 시작됐으며, 이는 수년 전 중단됐던 고씨에 대한 신격화 작업이 재개된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영상 속 내레이션은 고씨를 "불세출의 선군 영장(靈將)인 경애하는 김정일 장군님의 가장 중요한 혁명 동지" "선군의 우리 조국, 김일성 민족을 위해 하늘이 보낸 분"이라고 소개했다. 또 김일성 주석의 모친 강반석, 김정일의 모친인 김정숙에 이어 역대 최고지도자들의 '위대한 모친' 계보에 고씨를 올려놓았다.

영상은 특히 고씨가 '고난의 행군'이라고 불리는 90년대 후반, 가장 어려운 시기의 김정일을 지근에서 지탱한 존재임을 크게 부각했다. 북한은 그동안 고씨의 신분을 철저히 감춰왔다. '60년대 북한으로 건너간 재일동포 무용수 출신'이란 신분이 김정은의 정통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영상 역시 고씨의 경력이나 출신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영상은 대신"(고씨는) 그동안 단 한 번도 지면이나 화면에 나온 적이 없다"고 소개하며, 고씨가 생전에 "내가 세상에 알려지건 안 알려지건 그게 뭐 중요하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마이니치는 "김정은이 최고 지도자가 된 이상 생모의 존재를 애매한 상태로 둬선 안된다고 북한 지도부가 판단한 듯하다"며 "고영희의 생일인 6월 26일을 맞아 신격화 작업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의 경력이 정리돼 공표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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