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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처녀가 잡은 농어, 그 맛을 아시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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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생선도 먹는 데 때가 다 있다. 가장 좋은 맛을 내는 철에 즐겨야 참맛을 알 수 있어서다.

 요맘때 잡힌 농어는 맛이 뛰어난 만큼 값이 비싸다. 옛사람들이 “보리타작한 농촌 총각, 농어 한 뭇(대개 10마리 묶음) 잡은 섬처녀만 못하다”고 비유할 정도다.

숭어는 엄밀히 말하면 겨울 생선으로 수온이 올라가면 맛이 떨어진다. 그러나 선조들은 “태산보다 높은 보릿고개에도 숭어 비늘국 한 사발 마시면 정승 보고 이놈 한다”며 여름 숭어의 독특한 맛과 포만감을 표현했다. 춘궁기는 보리의 서(풋보리)도 없어서 못 먹었던 시기다. 여수 명물인 서대도 빼놓을 수 없다. 소의 혀처럼 생겨 설어(舌魚)라고도 불린다. 남도 사람들이 “서대가 엎드려 있는 개펄도 맛있다”고 과장할 만큼 맛이 뛰어나다. ‘썩어도 준치’로 유명한 준치는 4∼7월이 제철이다. 맛이 좋지만 흠도 있다. 중국 송나라의 문인 유연재(劉淵材)는 세상살이의 5한(五恨) 가운데 하나로 준치에 가시가 많은 것을 꼽기도 했다.

 다음 주에도 무더운 여름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기온이 높아지면 식중독 발생도 늘어난다. 특히 생선은 식중독균이 가장 선호하는 먹잇감이다. 고등어가 쇠고기보다 훨씬 빨리 상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회는 가급적 피하고 횟감을 다룰 때는 물로 계속 씻어 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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