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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호 기자의 레저 터치] 웰빙·스파·아웃도어 … 여가 트렌드 이끈 week& 10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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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호 기자

오는 13일 week&이 창간 10년을 맞는다. 자축하는 의미에서 이번 주 레저터치는 지난 10년 국내 여행 레저 판도를 되짚어봤다. 레저터치는 week& 10년 중에서 7년을 함께했다.

week&은 2003년 6월13일 국내 언론 최초의 주말 섹션으로 출범했다. 초창기 week&은 주말 종합 매거진의 모습이었다. 여행 기사는 물론 정치 칼럼부터 TV편성표까지 24쪽이나 발행했다. 그때 week&이 내걸었던 캐치프레이즈가 ‘금·토·일 사흘 동안 보는 신문’이었다. 주 5일 근무제 본격 실시를 앞둔 시점, week&의 전략은 주효했다. 이후 모든 국내 언론이 week&을 본뜬 주말 섹션을 발행했다.

10년 전 레저 업계의 화두는 단연 ‘웰빙(Well-being)’이었다. 이 낯선 외래어는 순식간에 국내 레저 판도를 바꿨다.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몸에 좋은 여행을 떠나는 문화가 급속히 확산됐다. 미식에 눈을 뜬 시기도, 와인이 대중화된 것도 이맘때다. week&도 2004년부터 ‘웰빙’이란 고정 지면을 배치했다.

웰빙과 함께 들어온 외래어가 스파(spa)였다. 그때만 해도 국내 온천 관광지는 대중 목욕탕과 별 차이가 없었다. 알몸으로 뜨거운 물에 들어가 몸을 지지는 게 우리에게 익숙한 온천 여행이었다. 그러나 스파가 상륙하면서 국내 온천은 일대 변혁을 맞이했다. 가장 달라진 게 수영복을 입는 것이다. 요즘엔 수영복을 입어야 입장할 수 있는 온천 관광지가 더 많다. 이제 온천은 목욕이 아니라 물놀이다.

리조트의 변신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원래는 콘도(콘도미니엄)였다. 콘도에는 방 장사란 개념이 깔려 있었다. 명승지에 대형 숙소를 지어 놓고 회원에게 객실을 빌려주는 식이었다. 그러나 요즘엔 대부분 리조트라고 한다. 리조트에는 숙박뿐 아니라 리조트 안에서 놀고 먹는 모든 행위를 해결한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리조트 안에 스키장을 비롯해 골프장·워터파크·스파·오락실 등 온갖 시설이 다 들어와 있다. 서비스도 호텔 버금가는 수준을 자랑한다. 남해힐튼리조트·오션캐슬·ES리조트 등 신생 리조트 기업이 유행을 주도했다. 대형 리조트 기업도 휘닉스아일랜드·솔비치 등 고급 브랜드를 내놓으며 시장을 키우고 있다.

요즘 웰빙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없다. 대신 새 주제어가 생겼다. 아웃도어(Outdoor)다. 등산은 여전히 국민 여가생활 1위를 독주 중이며, 제주올레 열풍 이후 걷기 여행 인구도 꾸준히 늘고 있다. 아웃도어 바람은 최근 들어 캠핑으로 이어지는 추세다. 아이돌 스타부터 피겨스케이팅 선수까지 러닝화 광고를 하고, 400만원짜리 캠핑세트가 팔리는 현실이 당혹스럽지만 아웃도어 바람은 한동안 식지 않을 듯싶다.

돌아보니 지난 10년의 여행 레저 판도가 레저터치가 살아온 10년이었다. 한때는 전국적으로 온천 순례를 다녔지만 지금은 무릎에 물이 차도록 걷고 다닌다는 뜻이다.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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