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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청 맥가이버, 복지시설을 구하다

중앙일보

입력

"저희 시설은 김포 외곽에 위치하며, 시골에 있는 요양원입니다. 시골마을 안쪽에 위치하고 있어 수리공들도 잘 안들어 오시려고 합니다. 이런 교통이 불편한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무한돌보미 선생님들이 정기적으로 방문을 해 주셔서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5월 24일 작성자 심주영)"

"저희 시설이 시설안전점검에서 두꺼비집 위치가 낮아 위험하다며 높은 곳으로 옮기라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비용이 많아 고민하던 중 무한돌보미팀이 방문해 옮겨주셨습니다. 무거운 신발장도 들어내고 좁은 공간에서 비 오듯 땀을 흘리시며 일하시는 모습에 감동했습니다. 더더욱 감사한 것을 그렇게 힘들게 일하시고도 다른 불편한 곳은 없냐고 물어보시는 겁니다. 염치불구하고 수도꼭지가 샌다고 했더니 바로 고쳐주셨습니다.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5월 23일 작성자 한희선)"

소방과 전기, 보일러, 가전분야 등의 기술을 가진 공무원들이 10인 이하를 수용하고 있는 영세복지시설을 찾아가 각종 수리를 해주는 경기도의 찾아가는 복지시설 무한돌보미 팀의 활동이 화제다.

4일 현재 경기도청 홈페이지 '칭찬합시다'를 통해 소개된 이들의 칭찬 글은 모두 29건, 경기도 콜센터로 들어온 칭찬까지 합치면 모두 31명의 사람들이 무한돌보미에 감사를 표했다. 경기도내 단일 사업에 대한 반응 치고는 이례적이라 할 만큼 큰 호응이다.

무한돌보미팀이 사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2월. 영세복지시설의 운영자들이 대부분 여자라는 점, 복지시설 특성상 이용자들이 장애인과 아동, 노인이라 시설이 열악하다는 사실이 이들을 움직였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술이 불편해도 참고 견뎌야만 하는 시설 이용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일이 15개월이 지난 5월 셋 째 주 현재 2,867건의 수리실적으로 쌓였다. 무한돌보미들은 도내 31개 시군에 위치한 10인 이하 871개 영세 복지시설, 4만km를 발이 닳도록 방문 불편한 점이 없는지를 묻고 다녔다.

모두 11명으로 구성된 경기도청 무한돌보미팀의 구성원은 청사관리를 담당하는 기계실과 전기실 직원들이다. 3명씩 조를 짜서 방문이 예정된 해당 시군의 소방관 1명과 자원봉사자 1명까지 모두 5명으로 순회점검반을 구성해 시설 수리에 나선다. 사업 초기에는 주 5일 매일 수리에 나섰지만 웬만큼 수리가 끝난 지금은 수요일 하루만 점검을 나가도 된다. 응급 수리 요청이 오면 언제든지 달려 나간다. 형광등 교체, 전기 콘센트 수리 등 전기설비 수리가 1,03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수도꼭지 고장, 변기 막힘 등 위생설비 수리가 941건, 소방시설 562건, 기타 330건 순이다.

무한돌보미의 활동을 가장 고마워하는 곳은 여성이 시설장으로 있는 복지시설들이다. 남양주시에서 9명의 노인을 보호하고 있는 사랑이 가득한 요양원 김민경 원장은 “무한돌보미라고 전화를 해서 시설점검을 한다 길래 또 무슨 일로 괴롭히려나 싶었다”라며 “변기며 전기누전, 콘센트 연결부착 등 필요한 모든 걸 해결해 주는 걸 보며 너무 고마웠다. 덕분에 맘 놓고 어르신들을 돌볼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무한돌보미를 만능 해결사로 생각하는 복지시설도 생겼다. 햇살고운집 아동청소년 그룹을 운영하고 있는 김지영 원장은 시설 앞마당에 있는 감나무가 이웃집으로 넘어가 분쟁이 발생하자 감나무 전지를 부탁했는데 흔쾌히 처리해 줬다며 칭찬 글을 남기기도 했다.

무한돌보미 팀은 올해 지원 분야를 기존 전기 위생 외에 지붕 보수, 방수, 도배 등을 시,군 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하여 확대했다. 이기웅 복지시설 무한돌보미 팀장은 “복지시설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면서 전기와 위생설비가 어느 정도 안정되고 있다”라며 “서비스 분야에 대한 확대 요구가 많은 만큼 시설 이용자들이 불편함 없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계속 분야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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