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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여 '오만·자기만족'에서 벗어나라

중앙일보

입력

지난번 칼럼(그대, 어떤 운영체제를 신봉하고 있는가!)에서 광적인 주변 OS 지지자들이 자신이 사랑하는 플랫폼에 대한 비판에 기염을 토하며 항변하는 것은 결국 이성적인 토론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주류 플랫폼 지지자들 역시 또 다른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오만과 자기만족이 그것이다.

대부분의 데스크톱이 마이크로소프트 OS를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을까? 유용한 소프트웨어면서 전문적인 마케팅과 컴퓨터 하드웨어 벤더들의 마이크로소프트 OS 번들 탑재를 실질적으로 강제하고 있는 독점적인 라이선싱 정책이 결합돼 있기 때문이다.

윈도우의 최대 장점은 아마도 사용자와 친숙하다는 점일 것이다. 윈도우는 운영 플랫폼으로서의 우수성이 익히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안정성, 상호호환성, 보안 측면(윈도우 95/98/Me의 경우)에서 아직도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미 이러한 결점을 수용하면서 사용하는 방식에 익숙해져 때문에 윈도우가 친숙한 OS로 느껴지는 것이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는 빈틈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강력한 최대 무기 중 하나는 제품이 출시되기도 전에 사전 발표를 한다는 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제품 출시 몇 년 전부터 세부 기능에 대한 설명까지 덧붙인 신제품이나 기존 제품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발표해왔다.

사전 발표 이후 실질적인 제품 출시는 지연에 지연을 거듭하고, 결국 최종 제품이 선보일 때는 당초 예정돼 있던 많은 기능 중 상당 부분이 최신 버전 업그레이드까지 연기되거나 아예 소멸돼 버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는 동안 기업 구매 담당자들은 OS 시스템 벤더의 애플리케이션이 윈도우와 원활하게 통합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신제품이 어떤 형태로 출시될지 궁금해하면서 이미 발표된 경쟁업체들의 소프트웨어 구매를 미뤄왔다.

기존 습관을 따르기는 쉽지만 시야를 넓히는 데는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시스템과 애플리케이션을 시도하려는 여러분 조직 구성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 조직 구성원들에게 자유, 다양한 자원, 그리고 때로는 신제품이 기존 시스템보다 여러분의 비즈니스 요구에 맞는지 검토할 수 있는 시간을 주라.

업그레이드는 언젠가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것이고, 주어진 과제를 미리 완수하지 않았다면 이미 친숙해져 있는 진흙탕을 비껴가면서 기존에 가던 길로 가는 게 더 쉽다는 점을 명심하라.

시스템 이전의 중요성을 평가 절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시스템 이전 문제는 애플리케이션이나 플랫폼을 변경할 때마다 제기되는 이슈다. 문제는 가격이다. 하지만 이런 여러 가지 장애물에도 변화시킬 수 있는 상황은 언제나 존재한다.

만약 여러분이 CIO라면 IT 부서를 안이하게 내버려두지 말라. 지난번 칼럼에 대해 e-메일 메시지를 보내온 브라이언 라슨이라는 독자는 “플랫폼 표준화는 지원 시스템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이 되는 것이지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사용자 입장에서 결정되는 게 아니다”며 자신은 종종 당혹스러움을 경험했다고 언급했다. 여러분 회사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기존 시스템과 애플리케이션에 친숙한 만큼 다른 선택 사항에 대해서도 친숙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각인하기 바란다.

모데차이 오빗츠라는 독자는 “마이크로소프트는 타성에 젖어있으며, 이제 리눅스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나는 그 중 하나가 움직일 수 없는 객체인지 아니면 다른 하나가 불가항력적인 세력인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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