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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골프] 비거리 줄면 당황 말고 `폴로 스루`

중앙일보

입력

잘 나가던 드라이버 샷의 비거리가 갑자기 줄어들 때가 있다. 여간 당혹스런 일이 아니다.

이 때 드라이버를 바꿔 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돈은 돈대로 들이면서도 대부분 별 효과가 없다.

체력의 한계가 온 것이 아닌가 걱정도 되고 별별 생각이 다 들게 마련이다. 그러는 동안 자신감은 땅에 떨어져 샷은 더욱 위축되게 마련이다. 꽤나 장타를 날리던 필자도 10년전 갑자기 드라이버 비거리가 어이 없이 줄어들어 당황한 적이 있다.

미국 텍사스 주의 유명한 골프 지도자 딕 포레스트 선생을 찾아가 당시 85세였던 선생과 라운드를 가졌다. 1971년부터 필자에게 골프의 길을 인도해 준 스승인지라 내 스윙의 장단점을 훤히 꿰뚫고 있는 분이다.

라운드를 끝낸 후 어떤 지적이 나올까 궁금해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프로 샵에 가서 텍사스 카우보이들이 즐겨 쓰는 모자를 사오라는 지시를 내리는 것이 아닌가.

"자, 모자를 쓰고 스윙을 해보게"
나름대로 힘차게 티 샷을 날렸다.

볼이 허공을 가르며 뻗어 나감과 동시에 피니시 자세를 취하는 순간 샤프트가 넓은 카우보이 모자챙에 걸려 모자가 홱 날아가 버렸다.

"자넨 임팩트 순간 양팔을 쭉 뻗지 못하고 곧장 들어 올리기 때문에 모자를 떨어뜨리는거야. 임팩트 후 양팔을 쭈욱 뻗어내며 폴로 스루를 하면 절대 모자 챙에 샤프트가 닫을 수 없을 테니 한달 동안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스윙해 보게. 분명 비거리가 늘어날 걸세"

한달 정도 써보기로 한 카우보이 모자를 10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 쓰고 있다. 임팩트 후 양팔을 목표 지점을 향해 뻗어주면서 크게 폴로 스루를 하면 스윙 궤도를 크게 할 수 있어 임팩트 순간의 스윙 스피드를 향상시킬 수 있다.

비거리가 늘어남은 당연지사.
비거리가 줄어든다고 무작정 새 드라이버로 바꿀 것이 아니라 왜 그런지 원인을 차분히 분석해보면 의외로 아주 간단한 조정을 통해 잘못을 쉽게 교정할 수가 있다.

※ 배석우 : 골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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