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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출자전환' 보고서]

중앙일보

입력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현대건설에 대한 출자전환을 위해 ▶부실경영에 책임있는 현 경영진 퇴진▶인력감축▶대주주의 출자전환 동의서 제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현대건설이 지난해 11월 20일 제출한 2조5백52억원의 자구계획이 완료되거나 이행이 확실시돼야만 출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음은 보고서 내용 요약.

◇ 출자전환 시기와 기대효과〓현대건설의 자구노력이 확실히 이행되는 시점에 채권단 회의의 동의를 거쳐 시행. 채권단이 출자전환 가능성을 밝힐 경우 현대건설의 확실한 회생이 예상돼 시장의 신뢰가 급속히 회복될 것으로 기대.

◇ 전제조건〓지난해 11월 20일 제출한 자구계획이 완료돼야 함. 또 적자 공사를 줄이고 인력을 감축하기로 한 경영합리화 방안도 계획대로 추진돼야 함. 대주주가 주식 소각 또는 시가로 출자전환하는 데 동의서를 제출해야 함.

◇ 출자전환 방법〓▶주식을 소각한 뒤 액면가대로 출자하거나▶감자(減資)없이 시가대로 출자하거나▶전환사채를 발행하는 세 가지 방안이 있음. 현대건설은 ▶업종 특성상 적정 부채비율을 유지하고▶소액주주와의 마찰을 피할 수 있는 시가출자 방식이 바람직함.

◇ 출자전환 때 경영권 처리 방안〓채권단의 출자전환은 기존주주의 주식 소각이나 시가 발행이 필요하므로 대주주의 동의가 필수적임.

정주영 전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의 사재출연이나 회사 자구계획이 이른 시일 안에 이뤄져야 하므로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하더라도 대주주인 정몽헌 회장이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함. 이를 위해 정몽헌 회장에게 주식을 살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하고 대신 자구노력의 철저한 이행을 요구하는 것이 필요함.

◇출자전환 규모〓지난해 말 주가를 기준으로 주당 1천3백원으로 출자전환이 가능. 영업이익으로 빚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이자보상배율을 1.5배로 끌어올리려면 6천억원이 필요하며 이때 현대건설의 차입금은 3조5천3백억원, 부채비율은 2백15%가 될 것으로 추산. 부채비율을 2백%로 유지하려면 7천억원이 필요함.

주식을 50% 소각한 뒤 액면가로 출자전환할 경우, 부채비율을 2백%로 낮추려면 1조6천5백억원이 필요. 현대건설의 적정 차입금은 3조5천억원 정도이므로 감자 없이 시가로 출자전환하는 방식이 바람직함.

◇금융기관별 분담액〓현대건설에 돈을 빌려준 국내 채권단은 모두 35곳임. 출자전환은 ▶채권자 평등원칙에 따라 전체 채권단이 분담하거나▶18개 은행들만 분담하거나▶채권액이 많은 7개 은행이 분담하는 세 가지 방안이 있음.

그러나 모든 채권단이 참여하려면 합의가 어렵고 7개 은행만 분담할 경우 형평성이 맞지 않으므로 18개 은행이 분담하는 방안이 바람직함. 대신 나머지 채권금융기관은 채권액을 1년간 만기연장해주는 식의 위험분담이 필요함.

이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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