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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은행 해외차입 '부익부 빈익빈'

중앙일보

입력

국내 은행의 외화차입 조건 차별화가 계속되고 있다. 우량 은행은 담보 없이도 비우량 은행보다 훨씬 싼 금리에 돈을 빌린다는 얘기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투자적격으로 평가받아 상대적으로 우량하다고 분류된 곳은 국책은행인 산업.수출입.기업은행과 농협.국민.주택.신한.한미.하나은행 등 9곳이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은행의 지난해 외화차입 분석 결과 비우량 은행은 우량 은행보다 금리를 0.13%포인트 더 얹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평균 우량 은행의 차입금리는 리보(런던은행간 금리)+1.11%인 반면 비우량 은행의 경우 리보+1.24%나 됐다.

또 우량 은행은 별도 담보없이 신용만으로 돈을 빌리는 반면 비우량 은행 및 지방 은행은 중장기 차입의 대부분을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이나 담보를 맡기는 환매조건부차입(RP)으로 조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량 은행의 신용차입이 53억6천만달러인데 비해 비우량 은행은 23억7천만달러에 그쳤다.

한편 지난해 국내 은행의 차입여건이 전년보다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장기 외화 차입은 1백20억4천만달러로 1999년(86억7천만달러)보다 50% 가까이 늘었고, 지난해 1월 리보+1.31%였던 금리도 12월에 리보+0.85%로 낮아졌다.

금감원은 국내 은행이 이런 중장기 차입금으로 외환위기 직후 고금리로 빌렸던 외채를 갚는데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98년 말 5백71억달러였던 국내 금융기관 외채는 지난해 11월 말 3백81억달러로 줄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차입조건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며 "은행 신용에 따른 차입 차등화가 앞으론 더욱 심화해 은행의 살아남기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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