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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석유제품 가격인상 불협화음]

중앙일보

입력

SK㈜가 1일부터 ℓ당 휘발유 30원, 경유 20원, 등유 10원씩 석유제품 가격을 인상했음에도 불구, 다른 정유사들이 평소와는 달리 가격인상 결정을 미루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가 1일 0시부터 가격인상을 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31일 LG정유와 S-Oil , 현대정유 등 다른 정유사는 인상여부 결정을 당분간 미루겠다고 밝혔다.

한 정유사가 가격조정을 발표하면 다른 정유사들도 일제히 같은날 자정부터 따라서 가격을 조정하는 행태를 보였던 전례와는 달리 이번에는 다른 정유사들이 눈치를 보면서 SK만 나홀로 인상을 한 셈이 됐다.

SK는 다른 정유사들이 왜 안 올리는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환율상승에 따른 환차손은 물론 이번에 함께 올리지 않을 경우 사별로 하루에 수억원씩 발생하는 손실액 부담으로 볼 때 조만간 함께 올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LG정유 등 다른 정유사는 환차손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들어 유가와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가격인상 여부를 놓고 고민중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통상 인상요인 발생하면 그대로 가격에 반영해왔던 정유사들의 관례로 볼 때 이번의 가격인상 불협화음은 민영화된 대한송유관공사의 경영권을 둘러싼 정유사들간의 갈등 때문에 발생한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날 29일 송유관공사 주총에서 최대주주인 SK가 LG정유와 S-Oil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사 출신 임원을 공사 사장에 앉힌데 대한 반발로 이번 가격인상에서 SK를 `골탕먹이기' 위해 다른 정유사들이 가격인상을 미루는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유야 어쨌든 SK와 다른 정유사간의 석유제품 가격이 계속해서 차이를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를 제외한 다른 정유사들이 상대적 손실을 감안할 때 길어야 2-3일 안으로 SK
를 따라 올리거나 아니면 그 반대로 다른 정유사들이 동결할 경우 혼자 가격을 올려받을 수 없는 SK가 다시 가격을 원상태로 환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김현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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