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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월드컵 명칭 '일-한' 고집말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과 일본의 새로운 우호관계를 위해 일본월드컵조직위원회(JAWOC)가 일본 내에서 대회 명칭을 '2002 월드컵 일본.한국' 으로 쓰지 말고 영어 정식명칭(KOREA.JAPAN)으로 써야 한다고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이 3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일한(日韓)의 순서를 고집하지 말라' 는 제목의 사설에서 "재일 한국유학생 이수현(李秀賢.27)씨의 의로운 죽음으로 한국.일본 양국 국민 감정이 뭉클해지고 있는 지금 사소한 일본어 표기 문제로 대세를 그르쳐서는 않된다" 고 강조했다.

다음은 요지.

JAWOC는 1996년 국제축구연맹(FIFA)과 함께 2002년 월드컵 결승전이 일본에서 치러지기 때문에 정식 명칭은 '한국.일본' (영문)으로 하기로 양보했지만 각국 내에서의 명칭은 각국에 맡기기로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측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 공동개최 정신을 살려 한국측에 이해를 구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는지 의심스럽다.

김대중(金大中)한국 대통령의 98년 일본 방문 이후 한국에서 일본 대중문화 해금이 풀리는 등 양국 관계는 어느 때보다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

한국 언론도 월드컵 명칭 표기문제에 대한 보도를 자제하고 있다. 한국 월드컵조직위원회(KOWOC)는 서로를 비난하는 한.일 국민의 투고가 급증하자 홈페이지를 폐쇄하기도 했다.

JAWOC에 촉구하고 싶다. '일본.한국' 표기를 포기하고 FIFA 요청대로 일본어 없이 영어 정식 명칭만 사용하자. 유례없는 공동개최 준비 단계부터 불협화음이 생겨서는 안된다.

상대방을 세심히 배려하면서 한걸음씩 나아가는 것이 새로운 한.일 관계를 만들어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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