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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길거리 인터넷!'

중앙일보

입력

설날 연휴에 영화를 보기 위해 신촌을 찾은 윤양회(23)씨. 표를 산 뒤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영화마당 건물 5층에 있는 공중인터넷PC를 찾았다.

''설마하며'' 1백원짜리 동전을 넣자 금방 인터넷에 연결됐다.

5분 동안 알차게 웹서핑을 즐긴 윤씨는 "인터넷이 정말 내 주변에 가까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 고 말했다.

LG전자 양천서비스센터 서비스요원 김경철(34)씨. 그에겐 손안의 개인휴대단말기(PDA)가 만능 도우미다.

김씨는 "과거엔 수리법이 헷갈릴 때 AS센터에 전화를 걸어 일일이 물어봤지만, 요즘은 휴대폰과 연결된 PDA로 AS센터 인터넷사이트에 접속해 검색하면 된다" 고 말한다.

이제 ''길거리 인터넷 시대'' 다.

인터넷 접속을 위해 사무실이나 집에 있는 PC앞에 굳이 앉아 있을 필요가 없다. PC방도 이미 구식이다.

은행.버스터미널은 물론 영화관.당구장.카페 같이 사람이 몰리는 곳에는 무료 혹은 1백원짜리 동전으로 간편하게 인터넷을 할 수 있는 공중PC와 키오스크(무인정보단말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PDA.휴대폰도 다양한 기능과 날랜 인터넷 속도로 무장하고 길거리 인터넷의 첨병으로 자리잡고 있다.

아직 초기단계지만 조만간 쇼핑을 하거나 버스를 기다리는 짬짬이 인터넷 서핑을 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을 전망이다.

◇ 키오스크와 공중인터넷PC〓서울 강남구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은행.지하철 역.병원 등에 키오스크 1백대를 설치했다.

구청을 방문하지 않고도 민원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는 사이버 민원실이다. 민원서류를 발급받는 동안 인터넷 검색, 지리 및 교통정보 검색, 교통카드 충전도 할 수 있다.

이 제품을 만든 지한정보통신 이성호 사장은 "하루 1만명 정도가 키오스크를 이용하고 있다" 고 말했다.

조은넷은 최근 수도권 등 대도시 지역에 공중인터넷PC 4백여대를 설치했다.

이 회사 이강엽 대리는 "예상보다 인기가 높아 연내 10만대를 보급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팝컴네트는 군부대의 요청으로 화상 면회용 공중인터넷PC 8천여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인터넷 공중전화도 선보였다. 한국통신공중전화㈜는 최근 인천 영종도 신공항에 초고속인터넷망(ADSL)에 연결된 공중전화인 ''하이폰'' 4백55대를 설치하고 시범서비스 중이다.

◇ 손안의 인터넷 PDA〓무선망을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PDA가 ''대거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세스컴은 한국통신프리텔과 손잡고 016망을 이용해 휴대폰 없이도 인터넷과 음성통화를 할 수 있는 PDA폰 ''PMC(퍼스널모바일커뮤니케이터)'' 를 2월부터 판매한다.

집이나 사무실의 PC로 작업하던 워드 파일을 저장해 두면 외출 중에 버스 안에서 완성한 뒤 길거리에서 e-메일로 전송할 수도 있다.

제이텔의 셀빅XG는 PDA에 데이터통신 기능을 내장한 제품. 별도 장치(모듈)를 부착하면 교통정보, 온라인 주식거래, 전자상거래 등 인터넷의 모든 기능을 기존의 무선전화망을 이용해 할 수 있다.

휴대폰을 이용한 무선인터넷도 최근 주식정보.교통위치.바둑감상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용자 수가 늘고 있다.

◇ 문제는 보급확대와 전송 속도〓공중PC와 키오스크는 아직 초보 단계다.

하지만 업계관계자들은 "연말께 공중PC가 전국적으로 20여만대 보급되고, 전자정부 구현으로 키오스크 도입이 늘면 대중성을 가질 것" 으로 내다봤다.

무선 인터넷의 확산은 속도가 관건이다. 제이텔의 이재희씨는 "현재 PDA의 경우 인터넷 접속 속도가 느려 e-메일 확인 등에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형편" 이라고 말했다.

휴대폰을 이용한 무선인터넷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정보통신부 서홍석 부가통신과장은 "하지만 전송 속도가 지금보다 2~10배 빠른 2.5세대 이동전화서비스가 3월부터 상용화되면 길거리 인터넷이 본격화될 것" 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연내 공중PC가 전국적으로 20여만대 보급되고, 전자정부 구현으로 키오스크 설치가 확산되면 거리 곳곳에서 쉽게 인터넷을 즐기는 모습을 보게 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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