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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금 걱정 말고 입주부터 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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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입주가 시작된지 2년이 지난 경기도 용인시 A아파트. 아직도 전체 아파트의 반은 주인이 없는 빈 집이다. 좀처럼 입주율이 올라가지 않자 시행사는 다양한 입주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분양가의 60%에 대한 대출이자는 입주 후 2년간 회사가 내주고 나머지 잔금(20%)은 입주 2년 후에 받는다. 계약금만 내면 2년간 추가 자금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셈이다.

이 아파트 137㎡형(이하 전용면적)에 입주하려면 1억5000만원이면 된다. 현재 전세시세는 3억5000만원이다. 여기에 최근 프리미엄보장제도 도입했다. 입주 2년 후 시세가 분양가보다 떨어지면 차액을 회사가 보전해주는 것이다.

요즘 주택건설업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좀처럼 살아날 줄 모르는 주택경기에 아파트를 다 지어도 주인을 찾지 못한 아파트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건설업체 입장에서는 타격이 크다. 분양 잔금을 받아야 은행에서 빌린 대출금을 갚고 하도급 업체에도 공사대금을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금 압박뿐 아니라 비어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악성 미분양 단지로 소문이 나 건설업체 이미지에도 생채기가 난다.

최근 건설업체가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놓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계약자들이 자금 부담 없이 입주할 수 있는 금융지원이다. GS건설이 경기도 고양시 식사지구에 지은 일산자이는 분양가의 20%만 내면 2년간 자금 부담 없이 살 수 있다. 회사가 분양가의 60%에 대한 대출 이자를 입주 후 3년간 대신 내주고 분양가의 20%는 입주 2년 후에 받는다. 168㎡형을 1억원만 있으면 2년간 추가 자금을 들이지 않고 살 수 있어 웬만한 아파트 전셋값보다 부담이 작은 셈이다.

서희건설이 경기도 수원시 율전동에 공급한 서희스타힐스도 분양가의 20%만 내면 2년간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다. 회사가 입주 후 2년간 분양가의 60%에 대한 대출이자를 내주고 잔금(분양가의 20%)은 입주 2년 후에 받는다.

입주민의 생활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도 있다. 지하철 이용이나 쇼핑 편의를 위해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우미건설은 경기도 김포시 한강신도시 우미린 입주민을 위해 인근 상업시설과 지하철역 등을 순회하는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아직까지 생활기반시설이나 교통망이 갖춰지지 않아 생활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와서다. 한화건설도 청라 꿈에그린 입주민을 위해 셔틀버스(25인승)을 내년 3월까지 운행한다.

입주 청소와 심부름도 대신 해준다. 한강신도시 우미린에는 세탁물이나 우편물을 대신 맡아서 처리해주고 관공서 서류 등의 업무를 대신 해주는 심부름 센터가 있다.

전·월세 세입자를 대신 찾아주기도 한다. 쌍용건설은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신도시 쌍용예가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전·월세 알선 서비스를 도입했다. 전·월세 매물이 있다는 내용의 현수막과 전단지를 단지 인근 지역에 배포해 세입자를 구해 전·월세를 놓으려는 계약자와 연결시켰다. 이렇게 이뤄진 계약만 200여건. 3월 말 50%에 불과했던 입주율이 현재 90%에 달한다.

학부모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혜택도 눈에 띈다. LIG건설은 서울 만리동의 서울역리가에 어린이 도서관을 추가로 조성하고 2000권의 책을 지원하기로 했다. 대림산업은 남양산 e편한세상 단지 내 어린이집을 무료로 운영하기로 했다. 대개 단지 내 어린이집은 입주민의 별도의 비용을 내고 공동 운영하거나 사설 업체가 운영하며 이용료를 받는다. 코오롱건설은 경기도 평택시 장안동의 코오롱 하늘채 단지 안에 입점하는 영어전문교육기관 YBM과 연계해 입주민 자녀(초등학생)는 2년간 영어교육을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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