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교향악단, 31년 만에 법인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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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KBS 이사회(이사장 손병두)가 30일 이사회를 열고 ‘재단법인 KBS 교향악단 설립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KBS 교향악단은 31년 만에 KBS에서 벗어나 독립된 법인이 되게 됐다. KBS 교향악단은 2010년 7월 상임지휘자 함신익(55)씨의 취임에 맞물려 단원과 지휘자 사이에 갈등이 불거졌고 지난 3월 정기연주회를 취소한 이후 사실상 활동을 중단해왔다.

 KBS 경영진은 곧 법인화 설립 전담기구를 만들어 8월 중으로 교향악단의 독자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새로 출범할 교향악단에는 KBS 파견인력을 배제하고 전문인력을 영입할 계획이다. 수익 확대 등 재원 구조를 다각화하고 오디션 등 경쟁체제를 도입해 연주력을 높일 방침이다. 기존의 KBS 교향악단 단원들은 새로 출범하는 재단법인으로 전원 고용이 승계되고 급여와 후생복지도 현재와 동일한 수준으로 받게 된다. KBS 관계자는 “이날 회의에서 이사들과 경영진은 인력 감축이나 비용 절감을 위한 법인화가 아니라는 점을 함께했다”며 “신임 음악감독 주도로 수시 오디션을 실시해 단원을 충원하고 12월 정기연주회를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KBS가 추진하는 교향악단 법인화의 대표적인 사례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다. 서울시향은 매년 예산 100억원을 서울시로부터 지원받지만 경영은 독립돼 있다. 노조의 반발도 예상된다. KBS는 2005·2009년 두 차례에 걸쳐 교향악단 법인화를 추진했으나 노조의 반대로 이사회에서 안건이 통과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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