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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새해 벽두 한국선수 돌풍 예고

중앙일보

입력

새해 벽두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몰아친 한국선수 돌풍이 심상치 않다.

올해 새로 창설돼 개막대회의 영광을 안은 유어라이프바이타민스클래식(총상금100만달러)에서 박세리(24.아스트라)가 보란듯이 우승으로 시즌 첫 단추를 꿰고 김미현(24.ⓝ016.한별)은 당당히 '톱10'에 올랐다.

박세리는 98년 '멋도 모르고 펄펄 날았던 신인 시절'과 99년 '패기의 2년차'를 지낸 뒤 지난해에 단 1승도 거두지 못해 '천재'에서 '범재'로 전락했다는 세간의 혹평을 이번 우승으로 일거에 날려버렸다.

이번 대회를 통해 박세리는 여러모로 '개선'에 성공한 모습을 보여줘 98년 신인왕에 이어 올해는 고대하던 상금왕 타이틀도 바라볼만하다는 평가인데 우선 스윙이 놀라울만큼 정확해졌다.

장타력에서는 어느 누구에도 뒤지지 않던 박세리지만 들쭉날쭉한 컨트롤 때문에 홀별 스코어의 편차가 심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박세리는 드라이브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나는 일이 드물었다.

아이언샷 역시 눈에 띄게 그린 적중률이 높아져 좀체 그린을 벗어나는 일이 없었고 무엇보다 '개선 효과'가 두드러진 부분은 쇼트 게임이었다.

8언더파를 몰아친 15일 최종 라운드에서 박세리는 두번의 칩샷을 곧바로 홀에 집어 넣어 버디를 잡아냈다.

박세리는 "전에는 그린을 놓치면 자주 보기를 저질렀지만 오늘은 그린에 공을 올리지 못해도 보기를 할 것이라고 걱정이 안됐다"고 쇼트게임의 향상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런 박세리의 기량 향상은 지난해 '조정기'를 거치면서 심리적 안정감과 간결한 스윙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는 평가다.

특히 톰 크리비 전담코치를 새로 영입해 스윙과 경기 운영에 대한 지도를 집중적으로 받고 쇼트 게임 능력 향상에 주력한 것이 주효했다.

이와 함께 LPGA 투어에서 알아주는 실력파 캐디 콜린 캔과 새로 호흡을 맞춘 것도 박세리의 '부활'에 큰 도움이 됐다.

캔은 골프를 칠 줄 몰랐던 전 캐디 제프 케이블과 달리 핸디캡 3의 뛰어난 골프실력을 지녀 코스 공략과 그린 라인 파악에 애를 먹었던 박세리에게는 천군만마가 됐다.

박세리보다 1년 늦게 LPGA에 뛰어들어 2년 연속 '코리안 신인왕'을 차지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1승을 올린 김미현 역시 첫 대회에서 10위에 올라 상금순위 5위 이내를 유지한다는 목표를 향해 무난한 출발을 끊었다.

올해 2~3승은 거둔다는 목표를 잡고 있는 김미현은 거듭되는 샷 난조 속에서도 침착하게 위기를 벗어나는 관록까지 붙어 박세리와 함께 LPGA 한국선수 쌍두마차로 군림하는데 모자람이 없다는 평가다.

이밖에 2년차를 맞은 박지은(22)도 상위권 안착에는 실패했지만 특유의 장타력을 앞세운 공격적인 플레이로 언제든지 우승권을 넘볼 수 있는 기량을 과시하고 장정(21.지누스)도 50위를 벗어나지 않는 등 미국 무대를 휘젓는 한국 여자골퍼들의 바람이 시즌 내내 몰아칠 전망이다.(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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