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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대섭 오빠 … 첫승 키스 김자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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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김자영

‘아직 멀었어.’

 ‘미녀 골퍼’ 김자영(21·넵스)은 지난 4월 자신의 휴대전화 카카오톡 프로필에 실망이 가득한 문구를 올려놨다. 시즌 첫 대회였던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예선 탈락한 김자영은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정말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힘들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렇게 자신을 질책했던 김자영이 롯데마트 여자오픈 컷 탈락 이후 37일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프로 데뷔 3년 만에 거둔 첫 승이다. 김자영은 20일 경기도 용인 레이크사이드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합계 12언더파로 이미림(22·하나금융)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첫 홀에서 승리했다.

 김자영은 2010년 프로 데뷔 뒤 단번에 스타덤에 오른 선수다. 예쁘장한 외모에다 톱10에 일곱 차례나 드는 실력으로 ‘신데렐라’ ‘미녀 골퍼’라는 별명을 얻었고 삼촌 팬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올 시즌에도 김자영은 출발이 좋지 않았다. 두 개 대회에서 기록한 최고 성적은 공동 46위였다. 김자영은 “퍼트 거리감이 문제였다. (김)대섭 오빠의 도움을 받아 2주 동안 퍼트 거리감을 맞추기 위해 독하게 연습했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서 김자영의 안정적인 퍼트는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라운드에서는 무려 7개의 버디를 뽑아내며 생애 베스트 스코어를 기록했다.

 김자영의 퍼트감은 최종 라운드 막판 4개 홀에서 빛났다. 2타 차 공동 4위였던 이미림이 14번 홀까지 5타를 줄이며 3타 차 선두로 달아났지만 김자영은 15번 홀부터 쉽지 않은 버디 퍼트 3개를 성공시키며 극적으로 연장전에 합류했다.

 18번 홀(파 4)에서 치러진 연장전에서 김자영은 퍼트로 다시 승부를 결정지었다. 티샷을 오른쪽 러프로 보낸 뒤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리는 위기를 맞았지만 환상적인 벙커 탈출에 이어 2m짜리 파 퍼트를 차분히 성공시켰다. 반면 2온에 성공한 이미림은 3퍼트 보기로 무릎 꿇었다.

 김자영은 “그동안 실력보다는 외모로 주목받아 부담스러웠다. 드디어 실력파 골퍼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김효주(17·대원외고2)는 합계 9언더파로 공동 5위에 올라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갔다.

용인=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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