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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미리보는 신라이벌전(3) - 포수 후삼국 시대

중앙일보

입력

후삼국 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 '왕건'이 안방 시청자들의 인기를 한창 독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프로야구의 안방 마님 대권경쟁에서도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하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는 이들이 있다.

우선 현재 프로야구 판의 포수 판도를 살펴보면 90년대 중반이후 김동수(삼성)와 박경완(현대)이라는 두명의 걸출한 포수가 최고의 포수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다.

그러나 99년 시즌이후로 김동수는 노쇠한 기미가 완연한 가운데 포수 대권경쟁에서 밀리는 인상을 보이고 있다.

반면에 박경완은 2000년 시즌 17년만에 포수 홈런왕으로 등극했을 뿐만 아니라 현대 마운드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막강 전력으로 이끌어내는 뛰어난 투수리드를 선보이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물론 최우수선수,골든글러브까지 휩쓰는등 생애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렇다면 포수 지존에 등극한 박경완의 경쟁자는 더 이상 없단 말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차기 대권경쟁의 주자로 부상하기 위해 물밑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이른바 포수 후삼국 시대의 주인공들은 홍성흔(두산),진갑용(삼성),최기문(롯데) 등이다.

공교롭게도 이들 세명은 같은 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다.96년 원광대를 졸업한 최기문이 OB의 1차지명을 받고 입단했으며 이듬해 고려대 출신의 진갑용이 역시 OB의 2차 1순위로 지명을 받고 입단하였다.

99년에는 경희대를 졸업한 홍성흔이 두산(전 OB)의 1차지명을 받고 입단하게 되었다. 이들 셋의 관계는 참으로 묘한 인생유전의 관계가 흐르고 있다.

세 명 모두 국가대표 주전포수로 맹활약하며 팀의 많은 기대를 받으며 입단하는데 포수자원이 워낙에 풍부한 OB에서 주전자리를 차지하기란 국가대표에 뽑히는 일보다 훨씬 어려운 것이었다.

96년 입단과 동시에 주전을 꿰찬 최기문은 이듬해 입단한 후배 진갑용에게 주전자리를 내주며 결국에는 99년 롯데의 입단동기 차명주와 트레이드 되고 만다.

진갑용 역시 순탄치 않은 프로생활을 겪어야만 했다. 입단 첫해에 공,수를 겸비한 최고포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기대만큼 좋은 활약을 펼치진 못했고 주전 경쟁에서도 99년에 입단한 새내기 홍성흔에게 밀리며 결국은 삼성의 이상훈+현금 5억에 트레이드 되고 만다.

그러나 최기문과 진갑용 모두 트레이드의 아픔을 말끔히 떨쳐내고 각각 팀에서 확실한 주전포수로 자리매김을 하였다. 투수왕국 롯데의 안방지기 최기문은 그동안 수비형 포수로 인식되오던 것과는 달리 2000시즌에는 공격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는데 워낙에 수비가 안정되어 있는 선수인만큼 2001시즌에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활약을 펼칠것으로 기대된다.

진갑용은 삼성으로 트레이드 된 후 영리한 투수리드와 더불어 하위타선의 연결고리 역할을 무난히 수행해내며 팀 선배 김동수와의 주전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였다.차츰 화려했던 아마시절의 기량을 회복하고 있어 활약이 더더욱 기대되는 선수이다.

이들 세명의 포수중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홍성흔은 패기 넘치고 근성있는 플레이와 호남형의 외모로 여성팬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중이다.

99년 신인왕에 등극한 이후 2000년 시즌에도 2년생 징크스에 아랑곳 않고 공수에서 한층 더 성숙한 모습을 선보였는데 그의 주가가 한층 더 오르게 된 계기는 다름아닌 시드니 올림픽에서였다.

주전포수 박경완의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인해 쿠바전부터 3,4위전까지 줄곧 주전마스크를 쓴 그는 침착한 투수리드와 만만치 않은 타격기량을 과시하며 야구팬들의 열렬한 성원을 받았으며 전문가들 역시 그의 기량이 올림픽을 통해 한층더 향상되었다고 평가하기에 이른다.

내년이면 프로 3년차에 불과하지만 2년사이에 올림픽,한국시리즈등 굵직굵직한 큰 무대를 경험하면서 한층 더 물오른 기량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통일신라에서 후삼국(후 고구려, 후 백제, 신라)로 갈려 후삼국시대가 열린것처럼 같은 지붕(두산)아래 있다가 각각 다른 세 곳으로 나뉘어 포수 후삼국 시대를 펼치고 있는 세명의 포수 홍성흔(두산),진갑용(삼성),최기문(롯데)

2001 시즌 과연 이 들 세명의 차세대 포수 대권주자들중 과연 어느 선수가 현존하는 포수 지존 박경완과의 포수 대권경쟁에 뛰어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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