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 '우량기업' 확인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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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포항제철은 외국인들도 인정하는 우량기업이다."

포철의 외국인 지분이 50%를 넘어선 데 대한 증권업계의 반응이다. 외국 회사와 합작.제휴한 곳을 제외한 대형 상장기업 가운데 외국인 투자 지분이 50%를 넘어선 것은 삼성전자와 포항제철이 대표적이다.

◇ 외국인, 포철 주식 왜 사나=포철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는 지난해 9월 28일 이후 꾸준히 이어졌다.

공기업에 대한 외국인 소유제한(30%)과 1인 지분한도(3%)가 없어진 뒤 사자 세력이 증가했다.

관심의 초점은 포철이 외국인 투자자의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M&A)의 대상에 오를 수 있느냐는 점이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포철 스스로가 방어장치를 갖고 있기 때문에 M&A 표적에 휩쓸릴 것 같지는 않다" 면서 "대신 포철이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경영을 하도록 하는 데 일조할 것" 이라고 예상했다.

그동안 포철은 주주를 무시한 의사결정과 기업경영으로 투자자의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

포철은 1998년 포항공대에 운영기금 1천8백억원을 지원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이 대학의 기초과학 프로젝트를 상품화한다며 '3천억원의 기부금을 지원했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기업이 장기적으로 포철 경영권을 노리고 지분 매입에 나설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특정 기업이 포철의 경영권을 장악할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본다.

◇ 포철의 대응=포철은 일단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외국인 지분이 32개국 1천1백여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포철 유병창 상무는 "특정 세력이 주식을 사모아 외국인 지분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수많은 외국인 주주들이 포철의 기업가치와 성장 가능성을 크게 평가한 결과" 라고 말했다.

포철은 그러나 국내 철강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으로 볼 때 특정 대기업이나 외국인들이 경영권을 인수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외국인 주주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포철은 적대적 M&A에 대비해 지난해 3월 주총에서 전환우선주 발행 제도를 도입했다.

이 전환 우선주는 총 발행주식의 25% 범위 안에서 발행할 수 있으며, 특정세력이 경영권 인수를 시도할 때 기존의 우호주주에게 우선 배정해 이를 막기 위한 것이다.

포철은 또 경영권 안정을 위해 신일철(新日鐵.주식 3% 보유).SK(3% 보유)등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 상호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업무관계 유지가 필요한 국내 철강업체.기관투자가 등과 우호주주 그룹도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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