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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국민 85% '16강 가능'

중앙일보

입력

예상인가, 아니면 희망인가.

축구 전문지 '베스트 일레븐' 이 지난해말 실시한 2002년 월드컵 관련 설문조사에서 놀랄 만한 결과가 나왔다.

한국 대표팀 예상 성적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1천23명 가운데 84.5%가 '한국이 16강 이상의 성적을 올릴 것' 이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불과 한두달 전만 해도 '한국 축구는 아시아에서도 종이 호랑이로 전락했다' 며 비관적인 전망이 주류였는데 언제 이렇게 급변했을까. 그 사이 달라진 게 있다면 거스 히딩크가 대표팀 감독에 취임한 것뿐이다.

그렇다면 히딩크 감독이 앞으로 1년5개월 만에 한국 축구를 세계 16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다는 말일까.

한국 축구가 당면한 문제는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히딩크 감독에게 요구하는 것도 눈앞의 성적이 아니라 한국 축구의 체질개선이다. 체질개선을 하다 보면 성적은 부산물로 나오는 것이다.

예상은 냉정해야 한다. 응답자 대부분은 예상이 아니라 희망사항을 피력한 것이라고 믿고 싶다.

월드컵 16강은 1986년 멕시코대회부터 한국 축구가 목표로 해왔던 희망사항이다. 그러나 아직 한국축구는 16강은커녕 1승도 올리지 못했다.

이것이 현주소다. 정도를 넘어선 '장밋빛' 희망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힘이 아니라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크다.

한국 축구가 16강에 오르기를 희망한다면 힘을 모아주자. 사소한 일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인내를 갖고 길게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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