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씨앗까지 이미 GMO로 오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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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유통중인 콩 씨앗까지 유전자변형 농산물(GMO)로 오염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그동안 GMO는 농산물, 가공식품 등 형태로만 국내에 들어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씨앗까지 GMO 종자가 섞여 있는 것으로 이번에 확인됨에 따라 우리나라 GMO '전선(戰線)'을 보다 확대 보강해야 할 필요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특히 국산 종자에서 GMO콩이 발견된 것은 이미 이런 종자가 광범위하게 유통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심각한 양상을 띠고 있다.

현재 GMO는 안전성.유해성 여부에 대한 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세계 각국들이 소비자의 알 권리 차원에서 속속 표시제를 도입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내년 3월부터 콩, 콩나물, 옥수수 세품목에 대해 GMO 표시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빵, 된장, 두부 등 가공식품에 대해서도 내년 7월부터 식품의 5가지 주원료 중 1가지라도 유전자변형 농수산물을 원료로 사용하면 `유전자변형 식품임'을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종자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대책이 없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종자까지 GMO로 오염될 경우 생태계 교란, 토종종자의 도태 등 부작용이 쉽게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농업과학기술원 은무영 생물자원부장은 "국내에서도 GM 콩 종자가 재배되고 있을 개연성은 있었지만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아직 유해성 여부에 대한 연구작업이 진행중이지만 생태계 교란 등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콩 종자의 80%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데 미국산 콩 종자의 50%가 GMO로 추정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국내에서 유통되는 콩 씨앗의 40%는 GMO일 것이라는 셈이 나온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이해숙 부장은 "이미 GMO 콩이 광범위하게 퍼져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인됐다"며 "농산품, 가공식품 외에 종자에 대해서도 GMO 오염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이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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