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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먹거리 공포…쇠고기 조각 붙여 유통

미주중앙

입력

천연 효소 트랜스글루타미나제를 일컫는 미트 글루는 접착성이 강해 고기 조각을 뭉쳐 가공하는데 널리 쓰인다.

접착성이 강한 '미트 글루'(Meat Glue)란 물질을 활용 고기 조각을 뭉쳐 만든 스테이크가 요식업체에서 널리 유통되고 있지만 정작 다수의 소비자는 이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다.

ABC 방송은 지난달 30일 지난해 부스러기 쇠고기를 암모니아로 처리한 핑크 슬라임이 인체 유해성 논란을 불러 일으킨데 이어 최근 '미트 글루'가 쇠고기를 둘러싼 또 다른 논쟁을 야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트 글루는 트랜스글루타미나제(Transglutaminase)란 천연 소화효소를 일컫는다. 원래 동물의 피에서 추출됐지만 최근엔 발효된 박테리아에서 얻어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흰색 가루 형태인 미트 글루는 접착성이 강해 고기 조각을 뭉쳐 가공하는데 사용된다. 방송은 샌프란시스코의 주방장 스테판 터헤가 '미트 글루'를 이용해 4달러 어치 스튜용 고기로 25달러 가치의 필레미뇽으로 둔갑시키는 시범을 공개했다.

미트 글루를 뿌리고 동그란 틀에 넣어 스테이크 모양을 만든 뒤 진공틀에 넣어 냉장고에 24시간 재워놓으면 다음날 일반 스테이크와 비슷한 모양의 덩어리가 만들어지는 것.

방송은 연방농무부(USDA)가 트랜스글루타미나제에 대해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식된다"며 이 성분을 사용한 고기는 구운 뒤 섭취하면 안전하다고 밝혔지만 미트 글루를 이용해 만든 가짜 스테이크를 대충 익혀 먹을 경우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트 글루로 만든 스테이크는 제조 과정상 세균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표면의 세균은 스테이크를 조리하는 과정에서 죽지만 '레어'(Rare)처럼 내부를 살짝 익힐 경우엔 세균이 살아남는다.

터헤는 "레어로 익히면 스테이크 중간 부분 온도는 세균을 죽일 수 있을 만큼 올라가지 않는다"며 "덜 익혀진 부분은 세균이 살아남기 좋은 환경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레스토랑에서는 이같은 이유로 미트 글루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은 2010년 5월 20일 트랜스글루타미나제 사용을 일체 금지했다. '미트 글루'를 사용할 경우의 이익이 입증된 것이 없으며 소비자를 현혹할 위험이 높다는 것, 고기의 세균 감염 위험성이 증가한다는 이유에서다.

미트 글루로 만든 스테이크는 레스토랑, 호텔, 뷔페식당 등에서 쓰인다.

방송은 USDA는 미트 글루를 사용한 육가공 제품의 경우 성분표에 '가공'(form)' 또는 '재가공'(reformed)이란 표기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레스토랑들이 메뉴에 '가공된 고기'라고 공개하는 사례는 드물다고 전했다.

미트 글루는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방송과의 인터뷰에 응한 한 육류 회사는 "미트 글루 사용은 흔한 일이며 필레미뇽을 만드는데 가장 많이 사용된다"고 밝혔다.

미트 글루의 사용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다. 아메리칸 미트인스티튜트의 벳시 부어렌은 "요리사, 전문가에겐 영양가 높은 제품을 만들 때 비싼 육류를 낭비하는 사례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 '미트 글루'의 사용 여부를 모를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부어렌은 "육류에 '미트 글루'가 사용됐다는 의심이 들면 웨이터에게 물어보고, 덜 익힌 육류를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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