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밸리 벤처 "뭉치면 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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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덕밸리 내 벤처기업들이 기업간 통합과 컨소시엄 구성,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높이는 윈윈(Win-Win) 전략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

이같은 경향은 대덕밸리 벤처기업의 가장 큰 장.단점인 기술력과 자본력을 서로 보완하는 것으로 최근 벤처산업의 위기에 비춰 상호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덕밸리 내 정보통신(IT)분야 벤처기업인 텔리텍, 씽크텍, 오픈이앤씨, 에이치피에스 등 4개기업은 최근 기획과 마케팅, 연구소를 공동 운영하는 텔리그룹(가칭)을 공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텔리그룹의 통합모델은 대주주간 주식교환(스와핑)을 통해 4개 기업의 연구인력과 생산인력, 마케팅인력 등 140여명의 직원들을 공동활용,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전략으로 국내 벤처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사례로 꼽히고 있다.

텔리그룹은 통합과 함께 앞으로 내년 1월께 산업용 개인휴대단말기(PDA)의 개발을 완료하고 국내.외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을 펼쳐 1천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놨다.

더욱이 이들 기업은 모두 40여억원을 들여 대전시 서구 둔산동에 1천여㎡의 부지를 매입, 공동사옥을 신축키로 했으며 그룹 전체를 이끌 전문경영인도 영입키로 해 벤처업계에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덕밸리 내 벤처기업인 거보종합기술과 지씨텍도 최근 서울의 벤처기업인 포스데이타와 서울 용산의 전쟁기념관 테마파크 사업을 공동 수행하고 국방정보화 사업으로까지 협력을 확대하는 내용의 전략적 제휴관계를 체결했다.

이들 3개사의 전략적 제휴는 중견기업에 속하는 포스데이타의 자본력과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대덕밸리 기업의 공동사업으로 업계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또 대덕밸리 벤처기업인 지지21과 하이퍼정보통신은 서울지역 벤처기업인 벨웨이브, GIS소프트, MMC, M플러스텍과 함께 GGIMM(Gis, Gps, Internet, Mobile, Multimedia)사업을 위한 벤처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번 컨소시엄에서 지지21은 총괄과 기획, GIS소프트는 GIS.GPS연구개발, 벨웨이브는 무선통신분야 연구개발, 하이퍼정보통신은 제품생산을 맡기로 하는 등 각자 특성에 맞는 분야에 역량을 집중키로 해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

이같은 기업들간 결합현상은 생명공학분야에서도 나타나 최근 대덕밸리 내 9개 바이오벤처는 공동연구와 공동마케팅을 위한 바이오연합체인 SBC(Supreme Bio Complex)를 결성했다.

이들은 생물기기, 생물환경, 바이오식품 등 독립적인 연구영역을 지키는 가운데 연구, 마케팅의 상호보완을 통해 바이오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벤처기업 관계자는 '최근 자금시장의 경색이 두드러지면서 공동연구나 마케팅과 같은 컨소시엄이나 전략적 제휴가 잇따르고 있다'며 '장점을 살려 서로 공생할 경우 벤처업계 전반에 불고있는 경영난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대전=연합뉴스) 김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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