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증 기부로 마련한 민규의 인공호흡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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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가 최근 서울시와 함께 운영을 시작한 ‘희망 마차’. 취약계층 주거지역을 찾아가 물품을 지원하고 나눔 활동을 하는 사업이다.

호흡기 장애를 안고 사는 서민규(10·경기 군포시 금정동)군. 태어날 때부터 인공호흡기를 달고 자야 했다. 부모는 그런 민규를 보며 늘 안타까워했다.

2~3년 전부터 부모는 더 애태우기 시작했다. 인공호흡기가 낡아서다. 보통 인공호흡기는 5년쯤 지나면 바꾸게 마련. 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민규의 어머니는 “기계가 갑자기 고장날까 봐 늘 조마조마했다”고 말했다. 그러던 민규 부모의 시름을 덜어준 건 이마트와 고객들이었다. 지난해 말 850만원짜리 새 호흡기를 마련해 전달한 것. 이마트가 1998년부터 벌이고 있는 ‘영수증 기부 운동’이 거둔 결실 중 하나다. 고객들이 이마트 점포에 영수증을 제시하고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이마트가 영수증에 찍힌 전체 구매 금액의 0.5%를 적립하는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연인원 1억 명이 넘는 고객이 참여했고, 총 기부금은 140억원에 이르렀다.

이마트는 이렇게 ‘고객과 함께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기업 혼자 나서는 것이 아니라 고객까지 포함한 ‘기업 생태계’ 전체가 사회에 온기를 퍼뜨리자는 취지다.

올 2월 전국 이마트가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희망나눔 주부 봉사단’을 모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매달 한 차례 이마트 직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는 조직이다. 주부 봉사단에는 전국에서 4200명이 참여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이들의 활동을 위해 올해 2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주부 봉사단은 지난달 ‘희망나눔 바자회’를 통해 첫발을 뗐다. 바자회에서 모두 5억여원을 마련했다. 이는 이마트 각 점포가 위치한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복지시설 등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달 들어서는 ‘함께하는 물품 기부’ 운동을 새로 시작했다. 이마트에 재활용 가능한 물품 기부함을 비치하고, 고객들의 기증을 받아 이를 굿윌스토어에 전하는 것. 굿윌스토어는 이런 기부 물품을 손질해 판매해서는 수익금을 장애인과 소외계층의 직업훈련 등에 사용하는 기구다. 이마트는 서울 가양·가든5점과 경기 죽전·산본점에 우선 물품 기부함을 설치했다.

최병렬(63) 이마트 대표는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환원 활동을 개발하고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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