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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밸리는 지금] "우리도 이젠 온고지신"

중앙일보

입력

"새로 개편한 서비스가 잘 되고 사업이 번창하게 해 주십시오. "

지난 3일 서울 도곡동 인터넷 커뮤니티업체인 프리챌 사무실. 1백여명의 직원이 발디딜 틈 없이 사무실을 가득 메운 가운데 수십대의 컴퓨터 앞에 시루떡과 돼지머리가 올라 있는 고사상이 차려져 있었다.

첨단을 달리는 벤처업체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날 고사에서 프리챌 전직원은 진지한 자세로 사업이 번창하기를 기원했다.

테헤란밸리의 벤처문화가 바뀌고 있다. 새롭고 톡톡 튀는 게 벤처문화라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던 정보기술(IT) 벤처들이 ''옛 것'' 을 찾고 외부인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등 오프라인 업체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있다.

프리챌의 전제완 사장은 "프리챌은 직원의 평균 연령이 27세인 젊은 벤처회사" 라고 전제하고 "새로운 상품의 출시를 자축하고 옛 것도 적극 받아들이자는 취지에서 이런 전통행사를 갖게 됐다" 고 말했다.

프리챌은 이미 공채제도를 도입해 직원을 뽑고 있으며 사내연수를 통해 직원 교육을 하는 등 대기업 문화를 수용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업체인 라이코스의 전직원은 매월 1, 3주 토요일 오전 9시30분만 되면 구내식당에서 외부 강사의 강연을 듣는다.

벤처기업을 10년 이상 이끌어온 벤처경영인, 실패를 딛고 재기한 오프라인 업체의 사장 등을 초빙해 이들의 성공담과 실패담을 듣는다.

라이코스코리아의 가종현 사장은 "시행착오를 하지 말고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는 취지로 이 행사를 시작했다" 면서 "직원들이 ''내용이 가슴에 와 닿는다'' 고 말하는 등 반응이 좋다" 고 말했다.

''거품론'' 과 ''흔들리는 경제'' 등 어려운 대내외 환경에 맞서 벤처업계가 펼치는 ''온고지신(溫故知新.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 새로운 것을 앎) '' 전략이 꺼져가는 벤처의 불씨를 댕길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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