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매시장에서는 부실채권이 인기

조인스랜드

입력

[황정일기자] 요즘 법원경매에서는 부실채권(NPL, Non Performing Loan)이 인기다. 경매에 나오는 부실채권 물건이 평년에 비해 크게 늘었는데도 낙찰가율을 계속 오르고 있다.

NPL은 아파트나 주택, 토지 등 부동산을 담보로 한 부실채권을 뜻하며 투자자들은 NPL을 설정액보다 싸게 사들인 후 경매를 거쳐 배당을 받거나 직접 낙찰받아 시세대로 매각하는 방법 등을 통해 차익을 얻는다.

법원경매정보 전문업체인 부동산태인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경매에 나온 NPL 물건 2만6432개(유찰·중복 제외한 실제 개수)를 조사한 결과 NPL 물건 수는 2008년 4497개에서 2011년 8544개로 3년 간 90%(4047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전체 물건 수에서 NPL 물건이 차지하는 비중도 3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2008년 NPL 물건의 비중은 전체 11만4338개(유찰·중복 제외한 실제 개수)중 3.93%에 그쳤으나 2011년(9만2061개) 들어서는 9.28%로 6%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주택보단 토지·상가 노려야

이처럼 NPL 경매물건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낙찰가율은 오히려 상승세다. NPL 물건의 낙찰가율은 2008년 63.50%에서 2011년 67.27%로 3.77% 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전체 물건 낙찰가율이 71.85%에서 69.52%로 2.33% 포인트 떨어진 것에 비춰보면 대조적이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올 1분기 법원경매에 나온 NPL 물건은 1663개로 지난해 1분기 물건수(1831개)보다는 적지만 2010년 1분기(1498개)에 비해서는 늘어났다. PF 대출 부실이 여전히 악재로 남아 있어 올해 경매에 나올 NPL 물건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NPL 물건의 낙찰가율은 선전 중이다. 올 1분기 전체 낙찰가율(67.10%)이 전년대비 2.42% 포인트 하락했지만 NPL 물건 낙찰가율(66.16%)은 1.11% 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다. 전체 물건 낙찰가율(71.85%)과 NPL 물건 낙찰가율(63.50%)의 격차는 2008년 8.35% 포인트에 달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좁혀져 올 1분기에는 0.94% 포인트까지 줄었다.

부동산태인 정대홍 팀장은 “금융기관들이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부실채권을 대거 정리하는 과정에서 비교적 양호한 물건이 경매에 나오고 있다”며 “이 때문에 전반적인 경매시장 사정이 어려워도 NPL 물건은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든 NPL 물건이 황금알을 안겨 주는 것은 아니다. 아파트 등 주택을 담보로 하는 일부 NPL은 고수익을 올리기가 어렵다.

정 팀장은 “주택담보 NPL은 경매를 통해 채권 회수가 가능한 경우가 많아 거래가 많지 않고 실거래가 등 가격 정보가 광범위하게 노출되고 있어 실제 투자자가 얻는 수익은 제한적”이라며 “오히려 NPL을 통해 고수익을 낼 가능성이 큰 물건은 근린상가나 토지”라고 말했다.

<저작권자(c)중앙일보조인스랜드. 무단전제-재배포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