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모임만 26개…춤추고 노래하는 신명 나는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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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기자]

"그동안 선생님이 한 번도 안 쉬고 열정적으로 가르쳐주셔서 회원들이 너무 좋아하고 월요일이 되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어요."

"선생님도 너무 좋고 같이 화음을 맞춰서 노래할 수 있는 게 좋아요. 피곤한 것도 이 곳에 모여 노래하다보면 싹 풀리는 것 같아요."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화곡푸르지오에서 운영 중인 커뮤니티 프로그램인 라인댄스와 합창단에 참여하고 있는 입주민들은 모두 모임이 있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재능기부로 만들어진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

50개동 2176가구, 아파트 입주민만 8500여명에 이르는 대단지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는 만큼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화곡푸르지오는 지난 해 서울시 열린아파트 만들기 사업 강서구 시범단지로 선정됐습니다.

시범단지 선정 전부터 이미 11개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었고 지정 이후에는 더 많은 재능기부와 자원봉사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이 생겨나 현재는 26개의 프로그램이 운영 중입니다.

아파트 주민들도 적극적이고 즐거워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활발히 운영되고 있습니다."

강서구 공동주택 커뮤니티 전문가 장만종 플래너는 화곡푸르지오 커뮤니티 프로그램이 활성화될 수 있었던 이유를 이와 같이 설명합니다.

강사도 학생도 모두 입주민, 라인댄스

이 아파트에서 진행되고 있는 여러 프로그램 중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바로 라인댄스입니다.

30명이 넘는 입주민들이 모여 댄스 연습을 하다 보니 연습 공간이 비좁아 보이기까지 합니다.

강사도, 배우는 사람도 모두 이 아파트 입주민이라 수강료는 당연히 무료.

비용이 들지 않고 친구도 사귀고. 단지 안에서 편하게 배울 수 있어 대기자가 20명에 이를 정도로 호응이 뜨겁습니다.

장소의 제약 때문에 더 많은 회원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쉽기만 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라 그런지 몰라도 외부에서 수업하는 것보다 더 애착을 가지고 열심히 하고 있어요."

아파트 입주민이자 라인댄스 재능을 기부하고 있는 강사 정미영씨의 열정도 라인댄스 인기비결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입주민이 만드는 하모니 ‘푸르미 합창단'

화곡푸르지오 또 하나의 자랑거리는 바로 푸르미 합창단입니다.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모여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 내듯 푸르미 합창단도 입주민의 열정적인 마음이 한데 모여 아름다운 모임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매주 2회 월요일과 목요일 저녁이 되면 이 단지의 커뮤니티 공간인 푸르미 홀은 아름다운 노래 소리로 가득 찹니다.

오후 8시부터 본격적인 합창 연습이 시작되지만 합창단원들은 파트별로 미리 와서 연습을 시작합니다.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노래를 사랑하는 마음이 모여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아파트 커뮤니티위원회가 발족하면서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고 합창단을 만들자는 의견을 내게 됐어요.

너무 행복하게 노래하고 있고 무료로 재능을 기부해주시는 지휘자와 반주자 선생님, 그리고 단원 여러분들이 협조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이 합창단을 기획하고 제안한 이영희 단장은 모임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대단합니다.

늦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푸르미홀에 모인 합창단원들 얼굴에는 다들 생기가 넘칩니다. 이런 이유는 단원모집부터 지휘, 반주, 피아노까지 모두 입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합창단 모집공고를 내고 가장 모시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됐던 지휘자도 아파트 입주민 중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 합창단 지휘를 맡고 있는 손명희씨는 매주 실력이 늘고 있는 단원들을 볼 때마다 굉장한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고 합니다.

이 합창단에 피아노를 선뜻 기부한 입주민도 있습니다. 푸르미 합창단원인 김주순씨 역시 좋은 피아노는 아니지만 잘 활용되고 있어 뿌듯하다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합니다.

푸르미 합창단은 오는 10월 창단발표회를 앞두고 합창 연습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 화곡푸르지오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

화곡푸르지오는 푸르미 합창단, 라인댄스 외에도 사진반, 산악반, 기타, 노래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운영 중입니다.

모두 입주민들의 재능 기부를 통해 만들어졌습니다.

이 단지는 이제 아파트 울타리를 넘어 지역주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교류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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