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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상품권 식당·호텔 등으로 사용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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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상품권을 현금처럼 쓸 수 있는 곳이 늘고 있다. 주유소.식당.호텔에서는 백화점 상품권이 활발하게 쓰인다. 비행기.철도 승차권 구입과 외식업체에도 확산할 움직임이다.

거꾸로 정유상품권으로 백화점에서 장도 보고 옷도 살 수 있다. 상품권간에 교환해 쓰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상품권은 명절 때 가장 받고 싶은 선물 1위에 꼽힌다. 현금과 마찬가지라는 인식에다 주고 받기에 편하기 때문이다.

올해 국내의 각종 상품권 시장은 약 2조5천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중 백화점 상품권은 절반 정도인 1조3천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백화점 상품권은 롯데.현대.신세계 등 빅3의 판매액이 1조1천억원대로 85%에 달한다.

상품권이 유통되지 않고 도중에 소멸하거나 안방 장롱에 묵고 있는 것도 발행량의 5%나 된다. 낮잠자는 상품권이 올해만 5백억원이 넘을 정도로 백화점들에 짭짤한 수익을 안겨주고 있다. 백화점 상품권은 발행된 지 보통 한달 이내에 백화점에 85~90%가 돌아온다.

◇ 상품권 제휴 활발〓백화점간 제휴의 경우 중소 백화점은 대형 백화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홍보, 판매량을 늘릴 수 있고 대형백화점은 매출 증가 효과를 보게 된다.

제휴 업체간에는 나중에 정산할때 수수료 2~5%를 챙긴다.

중소기업상품권의 경우 사용처가 극소수에 불과해 소비자의 외면을 받다가 1998년 말 신세계와 제휴하면서 중소기업 제품뿐 아니라 신세계백화점.이마트에서도 쓸 수 있게 됐다.

현대백화점은 올 1월 삼성플라자와 상품권을 공동 이용할 수 있도록 한데 이어 4월 애경.대구백화점, 10월 미도파백화점으로 제휴를 확대했다. 이 제휴를 통해 현대는 올해 상품권을 2백억원 더 팔았다.

백화점업계 1위인 롯데는 백화점 상품권 시장의 40% 정도를 점유한 점을 내세워 다른 백화점과 제휴하지 않고 있다.

백화점과 다른 업종간 제휴는 지난해 초 상품권법이 폐지된 이후 활발해졌다.

신세계는 SK, 삼성플라자는 LG정유와 손을 잡아 주유소에서 백화점 상품권을, 백화점에서 주유소 상품권을 서로 쓸 수 있도록 했다.

현대백화점은 LG정유.SK.오일뱅크와, 롯데백화점은 LG정유.SK, 갤러리아는 SK.LG정유와 계약해 정유 상품권을 백화점에서 사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백화점 상품권을 주유소에서 쓸 수는 없다.

이밖에 현대백화점은 호텔현대.호텔신라.리츠칼튼.하얏트그랜드.스위스그랜드.홀리데이인서울.인터컨티넨탈 호텔과 예술의 전당에서 사용하도록 했다.

신세계는 조선호텔.외식업체 까르네스테이션.의류업체 캘빈 클라인과 제휴했고 갤러리아는 한화콘도.프라자호텔.천마산 스키장과 외식업체 마르쉐.TGI프라이데이, 영화관인 CGV에서 함께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삼성플라자 상품권은 호텔신라.에버랜드.제일모직에서 사용할 수 있다.

◇ 문제점〓백화점 상품권은 현금으로만 살 수 있다. 특히 롯데 등 대형 백화점들은 신용카드뿐 아니라 자사카드로도 팔지 않기로 담합하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현금과 마찬가지인 상품권을 카드로 팔면 속칭 '깡' 업자들에 의해 상품권이 비정상적으로 유통되는 부작용을 일으킨다" 고 설명했다.

반면 소비자보호원의 이경진 차장은 "소비자 편의를 위해 신용카드 구매를 허용해야 한다" 고 말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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