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중간상인들의 횡포 극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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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대의 배추산지인 전남 해남지역에서 상인들이 이미 계약이 끝난 밭떼기 거래가를 다시 낮춰 농민들의 큰 반발을 사고있다.

30일 해남군 배추 재배농가들에 따르면 최근 배추값이 폭락하면서 상인들이 자신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난 9월말 이미 계약이 끝난 밭떼기 거래가격을 다시 낮춰서 재계약을 하고 있다.

이들 상인은 당초 평균 50만-60만원선(100평 기준)에 밭떼기 거래계약을 맺고 전체 가격의 30-40%를 사전 계약금으로 지불했으나 최근 수확철이 되면서 기준평당 가격을 당초 계약금보다 30%정도 떨어진 35만-45만원으로 다시 재계약을 맺고있다.

농민들은 당초 계약조건을 이행하지 않은 상인들에게 항의도 해보지만 재계약에 불응하면 계약금을 포함, 계약자체를 포기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바람에 울며 겨자먹기로 재계약을 하지 않을수 없는 처지라는 것이다.

한푼이 아쉬운 농민들 입장에서는 배추값이 폭락한 이 시점에서 해약할 경우 아무도 살사람이 없어 자칫 돈한푼 못받고 배추밭을 그대로 썩힐 수밖에 없는 실정이어서 상인들의 횡포에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8천평에 배추를 재배한 김모(63.해남군 산이면)씨는 '당초 1백평당 50만원씩에 팔기로 계약을 했으나 최근 15만원이 낮은 35만원에 다시 재계약을 맺었다'며' 재계약에 응하지 않으면 아예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식이어서 어쩔수 없이 재계약을 할수 밖에 없었다'고 하소연 했다.

이에대해 군 관계자는 '손해 날것같다는 이유로 당초 계약대로 이행하지 않은 상인들이 태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 상인들이 계약자체를 포기할 정도로 폭락한 배추값의 안정을 위한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한편 전국 생산량의 78%를 차지하는 우리나라 최대 배추산지인 해남지역의 최근 배추가격은 산지기준으로 포기당 200-250선으로 작년 600-700원에 비해 크게 낮다.(해남=연합뉴스) 박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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