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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영수증 기부’ 1억 명 … 구매액 적립해 복지시설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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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이마트의 서울 영등포점 직원들이 고객이 기부한 영수증을 정리하고 있다. 점포 인근의 지역단체별로 나뉜함에 고객이 영수증을 넣으면 이마트가 후원금을 마련하는 기부 캠페인이다. [사진 이마트]

지적장애 2급, 호흡기장애 3급인 서민규(10·경기도 군포시 금정동)군은 매일 인공호흡기를 달고 잠이 든다.

임신 35주 만에 미숙아로 태어날 때부터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 호흡기에 의존한 게 벌써 10년째. 일반적으로 호흡기의 수명은 5년이지만 민규는 기계를 10년 가까이 바꾸지 못했다. 850만원짜리 호흡기를 새로 살 만큼 형편이 넉넉지 않았다.

 그러던 민규의 호흡기를 ‘영수증’이 바꿔줬다. 이마트가 하고 있는 ‘지역단체 마일리지’ 캠페인 덕이다. 고객이 이마트 점포에 영수증을 내밀고 주변 복지시설에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구매 금액의 0.5%를 이마트가 대신 기부하는 캠페인이다. 이를 통해 새 호흡기를 받은 민규의 어머니 이은주(41)씨는 “낡은 기계가 갑자기 고장나지 않을까 늘 조마조마했는데, 이마트와 기부 의사를 표해 준 이웃들 덕에 안심하고 잠을 잘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영수증 기부’라고도 불리는 이 캠페인은 1998년 시작됐다. 최근 누적 참여 인원이 1억 명을 넘어섰다. 캠페인을 통한 기부금은 총 140억원에 이른다.

현재 이마트 141개 전 점포가 참여하고 있다. 이마트 점포별로 인근의 사회복지시설 목록을 갖고 있어, 고객은 그중 하나를 택해 영수증 기부를 하면 된다.

민규군의 경우는 이마트 산본점 고객들이 군포시 장애인복지관에 기부한 재원으로 새 호흡기를 받았다. 복지관이 도움이 시급한 대상으로 민규군을 낙점한 것이었다. 이마트 이혁기 기업윤리추진팀장은 “주민들 사정을 잘 아는 단체들과 연계해 기부를 하기 때문에 지역사회 구석구석까지 지원이 미친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 단독이 아니라 고객과 이마트, 그리고 지역단체가 함께 어우러져 사회공헌 활동을 펼친다는 데도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마트는 복지시설뿐 아니라 경찰서·소방서·학교와도 영수증 기부를 연계하고 있다. 인천시 남동구의 인천공단 소방서는 영수증 기부를 받아 화재 피해자를 돕고 있다. 배영철(45) 소방장은 “홀로 사는 어르신 집에 불이 나 화재 진압을 하고 돌아서려는데 그분 생계 걱정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소방서는 이마트 인천 연수점의 영수증 기부를 통해 지난해 300만원을 지원받아서는 화재 피해를 입은 여섯 가정에 쌀·라면 같은 생활필수품을 전달했다.

 이혁기 팀장은 “영수증 기부에 참여한 고객이 누적 기준 1억 명을 넘어섰지만 이는 그간 이마트에 온 전체 고객의 5%가 채 안 되는 수준”이라며 “더 많은 고객이 기부에 동참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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