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인터넷 방송 10만명 열광했다

중앙일보

입력

94년 데뷔 이후 줄곧 가요계의 '새역사'를 써온 서태지가 인터넷 방송에서도 초유의 기록을 남겼다. 지난 24일 오후 8시부터 12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생중계된 태지의 인터넷 방송에 4만여명의 팬이 동시접속한 것.

행사를 주최한 겟뮤직(www.getmusic.co.kr)은 "예정시간을 20분이나 초과하며 80분간 방송된 서태지의 인터넷 생중계에 총 10만여명의 네티즌이 방문했다"며 "가장 많은 시간대엔 4만1천362명의 팬이 동시 접속, 국내 인터넷 단일방송사상 최고의 기록을 세웠다"고 전했다.

인터넷을 통한 가수와 팬의 만남은 해외에선 이미 보편화된 일. 국내에서도 가수들이 팬사이트를 통한 홍보를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인터넷 방송사들이 모여 대규모 생방송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흥겨운 랩으로 방송을 시작한 서태지는 직접 마이크를 잡고 자신의 노래와 함께 그동안의 거취, 앞으로의 활동계획과 음악관 등을 소개했고, 전화·팩스·이메일 등을 통해 팬들과의 대화도 이뤄졌다. 시종 부드럽고 장난스러운 분위기, 자상한 답변은 컴백 후 기자회견 등을 통해 보여준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이날 방송 내용은 인터넷 방송사들을 통해 다시 들을 수 있다.

이번 방송은 네티즌들의 폭주로 서버가 다운되고, 전송속도를 고려해서 음성으로만 진행하는 등 아직 기술적인 과제를 남겼다. 하지만 시청률에만 급급, 대중문화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지적되온 기존 방송매체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신선했다. '미래 문화의 전도사'를 자임해온 서태지의 이미지와도 맞아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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