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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1전차 베어링 고가구매, 2억6천만원 낭비

중앙일보

입력

국방부 조달본부가 `국산 1호'인 K1 전차의 종감속기에 들어가는 베어링 가운데, 수리.교체 등 운영유지시 필요한 베어링을 시중가격의 3~5배 가량 비싸게 사들여 총 2억6천만원의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 `K1A1.K9 특별조사단'(단장 허평환 육군준장)은 27일 국회 국방위에 보고한 조사결과를 통해 '처음 생산할 때 들어가는 베어링의 구매가는 시중가와 비슷한 반면, 운용유지용 베어링은 상당히 고가에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다음달 초 2차 특별조사단을 구성, K1 전차 베어링 고가 구매에 대한 추가 정밀조사를 벌여 비리의혹이 있을 경우 수사를 병행하며, K1A1 전차, K9(자주포), KGPS(국산 포수조준경) 등 이번 조사에 포함된 모든 무기와 장비에 대해서는 내년 전반기에 전면적인 비용분석 및 원가감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이번 조사 결과, K1 전차에 들어가는 2개의 베어링중 작은 것은 시중에서 개당 10만4천원이었으나, 조달본부가 94년과 99년 각각 61만8천원과 54만6천원에 총 236개를 군납업체로부터 구입했고, 큰 베어링은 대당 시중가 28만1천원이었으나 94년과 99년에 각각 92만3천원과 73만4천원에 총 224개를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허 준장은 '처음에 조달본부는 시중의 베어링과 군납업체를 통한 베어링이 서로 다른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조사결과 동일제품으로 사용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조달관계자들의 가격검증 노력이 미흡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함께 'K1A1 전차, K9, KGPS 등의 조달가격이 비싼 것은 사실이나 성능개량과 환율 및 물가.임금 상승, 외국 유사장비와의 가격비교 등을 감안할 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됐다'고 덧붙였다.

허 준장은 이와함께 '해외수입 `37 재고번호' 품목중 이번에 임의로 선정해 조사한 281개 품목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수입부품까지 조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서울=연합뉴스) 이 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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