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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오송단지 있는 청원 … 발암물질 배출 전국 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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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인구 15만 명이 사는 충북 청원군에는 오창·오송 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서 있다. 청원군에는 충북 전체 공단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공장들이 몰려 있다. 이 지역 화학·제약공장들은 2010년 한 해 디클로로메탄이란 물질 1640t을 공기·물·토양으로 배출했다. 접착제·합성수지·의약품 제조 과정에서 원료로 쓰이는 디클로로메탄은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류한 물질이다. 청원군에서는 디클로로메탄을 포함해 1년간 1664t의 발암물질을 배출했다. 전국 228개 시·군·구 중에서 가장 많다.

 5일 중앙일보가 환경부의 ‘2010년 전국 지역별 발암물질 배출량 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청원군에 이어 거제시와 청주시가 배출량이 많았다. 조선업체가 많은 거제시에서는 페인트 도료에 사용되는 에틸벤젠이, 조립금속·석유화학 등 220여 개 업체(청주산업단지)가 몰려 있는 청주시는 디클로로메탄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환경부는 매년 화학물질 사용량이 많은 사업장의 배출량을 발표하는데 시·군·구별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다. 2010년 조사에서는 전국 2985개 사업장이 포함됐으며 전국 112개 자치단체에서 발암물질이 배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국립환경과학원 김필제 위해성평가과장은 “암 발병 요인은 발암물질뿐만 아니라 생활습관 등 다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발암물질에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암 발생 가능성도 높아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단위면적(㎢)당 발암물질 배출량은 울산 동구가 1만2820㎏으로 가장 많았고 대구 서구가 4851㎏이었다. 조선소가 있는 울산 동구는 에틸벤젠이, 서대구산업단지가 들어선 대구 서구는 합성수지·합성고무 제조에 사용되는 클로로포름이 대부분이었다.

 가장 위험한 1급 발암물질 배출량은 석유화학공단이 있는 여수시가 112t으로 가장 많았 다. ㎢당 1급 발암물질 배출량에서는 울산 남구가 1166㎏으로 많았다.

 인하대 임종한(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암 예방을 위해서는 발암물질 배출량이 많은 지역을 집중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 국립암센터에는 시·도별 암 발생률 통계는 발표하지만 시·군·구별 통계는 작성하지 않고 있다. 국립암센터의 ‘2009년 국가 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대구·광주·전남·대전·서울 순으로 암 발생률이 높았다. 2010년 시·도별 발암물질 배출량은 울산·광주·충북·대구·경남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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