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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한국골프 결산 -외국무대 진출 러시(상)

중앙일보

입력

올 한해는 한국골퍼들의 해외 진출이 두드러진 한해였다.

남자골프사상 처음으로 최경주(30.슈페리어)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진출,가능성을 점검했고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무대에서는 박세리(23.아스트라), 김미현(23.ⓝ016-한별)에 이어 박지은(21), 장정(20.지누스), 박희정(20)이 가세해 한국여성의 매운맛을 과시했다.

일본에서는 노장 트리오인 구옥희(44), 고우순(36), 원재숙(31)이 잇따라 승전보를 전했다.

국내 골퍼들의 외국행은 내년 하난경(29.멕켄리)의 LPGA 진출에 이어 PGA에 도전하는 이승만(20), 김성윤(19)과 김주연(19), 이정연(21.한국타이어), 김영(20.신세계) 트리오의 LPGA 2부투어격인 SBC퓨처스투어의 진출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같은 외국 러시에도 불구, 한국여자골퍼의 성공무대로 인식됐던 미국 LPGA에서 코리안돌풍은 예상외로 잠잠했다.

2년연속 시즌 4승을 달성하며 세계 최정상급에 올라섰던 박세리는 단 1승도 건지지 못한채 내리막길을 걸었고 루키 박지은은 부상으로 3년연속 한국인 신인왕 등극의 꿈을 접어야 했다.

올 한해 미 LPGA 38개 대회중 한국이 거둬들인 승수는 고작 2승. 박지은과 김미현이 6월 캐시아일랜드그린스닷컴클래식, 9월 세이프웨이 LPGA골프 챔피언십에서 거둔 것이 전부로 98년 박세리와 펄신이 5승, 99년 박세리와 김미현이 6승을 합작한 것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성적표이다.

특히 박세리는 22개 대회에서 11차례나 `톱 10'에 올랐지만 라운드 내내 언더파를 기록한 대회가 3번에 불과할 정도로 들쭉날쭉한 플레이를 펼쳐 샷 감각이 크게 흔들렸다.

데뷔 원년 코치였던 데이비드 리드베터와의 결별이후 스윙을 점검받을 제대로된 코치를 만나지 못한 것과 캐디 제프 케이블과의 불화, 데뷔 3년차의 우승부담감등이 기량의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김미현과 박지은의 부상후유증은 과학적인 선수 매니지먼트의 중요성을 실감케한 계기였다. 김미현이 시즌초 갑작스런 왼쪽 어깨부상에도 불구, 우승 1회, 준우승 2회 등 톱 10에 13번이나 오르는 투혼을 발휘했다고는 하나 무리한 대회 출전은 끝내 대회 막판 우승의 걸림돌이 됐다.

지난해 퓨쳐스투어 상금왕으로 화려하게 등장한 박지은은 초반 부진을 떨치고 캐시아일랜드그린스닷컴클래식 우승 이후 숍라이트클래식 준우승, US여자오픈 공동6위에 오르며 상승세를 탔지만 8월 갑작스런 근육손상으로 한달여간 쉬면서 샷 감각을 상실, 다잡은 신인왕 타이틀을 넘겨주고 말았다.

그 와중에서 조건부 출전권(컨디셔널시드)으로 투어에 참여한 장정은 5개 대회에서 톱 10에 올라 스타탄생을 이뤘고 하난경은 최종 예선을 통해 내년시즌 풀시드권을 획득, 또한번의 코리언돌풍을 예고케 했다.

지난해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미국무대에 진출한 최경주는 언어장애와 문화적 이질감, 캐디와의 불화 등으로 적잖은 고생을 하면서도 9월 에어캐나다챔피언십에서 첫 톱10에 진입하는 등 30개 대회에서 30위내에 5차례나 올라 가능성을 보였다.

내년시즌 풀시드권 커트라인인 상금랭킹 125위권 진입에 실패, 다시한번 최종 퀄리파잉스쿨을 남겨놓고 있지만 퍼팅 능력만 보완한다면 내년 우승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본에서는 구옥희가 막판 2연승을 거두는 등 3승을 거둬 상금랭킹 2위에 오르는 뒷심을 발휘해 눈길을 끌었고 원재숙과 고우순도 한차례씩 우승을 신고, 한국 골프팬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다만 국내 대회가 활성화되면서 김종덕(39.아스트라)외에 정상급 남자골퍼들이 일본 프로골프(JPGA)와 아시아프로골프(APGA) 투어 진출을 기피한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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