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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신문 돌리던 버핏, 신문 잘 접는 법 시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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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워런 버핏

“나는야 신문팔이 소년. 난 행복해요. 왜냐하면 여러분이 주는 신문값은 모두 내 차지니까요.”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82)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청중들 앞에서 노래를 불렀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거리에서 신문을 팔던 소년 복장을 하고서다. 그는 1940년대 실제로 신문배달을 했다. 당시 번 돈 5000달러는 훗날 버크셔 해서웨이를 사들이는 종잣돈이 됐다.

버핏은 1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미드아메리카센터에서 연 언론인재단 기금 마련 행사에서 특유의 익살쇼를 연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버핏은 어린 시절 남보다 빨리 신문을 배달하기 위해 직접 신문 접는 비법을 고안했다. 멀리서 베란다를 향해 던져도 신문이 흩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날 그는 “난 아직도 신문 접는 비법을 잊지 않고 있다”며 자신이 직접 접은 지역신문 오마하 월드헤럴드를 500여 청중에게 던져주기도 했다. 이날 그가 부른 노래는 1933년 발표된 ‘그건 종이달이에요(It’s Only a Paper Moon)’를 개사한 것이었다.

 버핏은 지난해 12월 종업원 주주회사인 오마하 월드헤럴드를 2억 달러에 사들여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워런의 헤럴드’란 제목을 붙인 이날 행사도 신문 홍보 겸 언론인재단 기금 마련을 위한 이벤트였다. 특히 행사엔 평생 그의 비서인 데비 보스넥이 깜짝 출연하기도 했다. 보스넥은 지난 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신년 연설 현장에 초대돼 전국적으로 얼굴을 알렸다. 당시 오바마는 억만장자인 버핏보다 그의 비서가 더 높은 소득세율을 적용 받고 있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보스넥을 특별히 초대했다.

 보스넥은 만약 부자들에게 높은 소득세율을 적용해 자신이 낼 세금이 줄어든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 5가지를 열거했다.

첫째는 낡은 스미스 코로나 타자기를 장식할 리본(아직도 타자기를 쓸 정도로 검소하다는 뜻), 둘째 버핏 회장이 우쿨렐레(기타처럼 생긴 작은 악기)를 연주할 때 쓸 귀마개, 셋째 추운 1월 사무실에서 땔 석탄 한 양동이(그만큼 사무실이 낡았다는 야유), 넷째 멋진 저녁식사(단 버핏 회장의 단골집 두 곳은 빼고), 마지막으로 애플 PC. “버핏이 마이크로소프트(MS) 빌 게이츠 회장에게서 얻어온 구식 PC는 이제 꼴도 보기 싫다”고 보스넥이 넉살을 떨자 장내에선 폭소가 터졌다.

버핏과 빌 게이츠 회장은 브릿지게임 친구로 게이츠는 버크셔 해서웨이 이사회 멤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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