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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몰카 반입 사주 외부 공모자 중국 도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강원랜드 몰래카메라(몰카) 사기도박 사건의 외부 공모자가 해외로 도피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정선경찰서는 강원랜드 직원 황모(41)씨 등에게 몰카 카드박스를 반입하도록 한 이모(57)씨가 지난달 29일 오후 중국으로 출국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은 이씨가 출국한 지 5일 만에 이를 공개했다. 경찰은 초동수사가 미흡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됐다. 더구나 사기도박단의 배후를 밝힐 수 있는 핵심 인물인 이씨가 해외로 도피함에 따라 카지노 몰카 사건은 자칫 미궁에 빠질 가능성도 커졌다. 주소지가 서울인 이씨는 폐쇄회로TV(CCTV) 기술자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씨가 사기도박단과 공모해 몰카 카드박스를 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씨의 신원을 29일 오후 7시 확인했다고 밝혔다. 29일 긴급체포해 오후부터 조사하기 시작한 황씨의 휴대전화에서 ‘이 사장’이란 전화번호를 발견, 가입자 조회를 통해 이씨의 신원을 밝혀냈다는 것이다. 이씨의 사진을 확보해 황씨의 확인을 거쳐 공범이라고 결론 내린 것이 이날 오후 7시. 경찰은 바로 법무부에 이씨의 출입국 조회를 했지만 당시에는 출국 사실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씨는 오후 6시29분 김포공항을 출발해 상하이(上海)로 가는 중국 민항기에 타고 있었다. 법무부 심사과 윤상용 사무관은 “출입국 기록이 실시간 업데이트 되지 않아 실제 시간과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경찰이 이씨의 출국 사실을 확인한 것은 30일 오후 3시였다. 이씨에 대한 체포영장과 출국금지 요청 서류를 작성한 경찰이 다시 출국 여부를 확인하고서다. 경찰은 이씨가 중국으로 도피함에 따라 중국에서의 소재 파악에 주력하는 한편 지인을 통해 귀국을 종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씨가 중국에서도 잠적하거나 제3국으로 도피할 가능성도 있어 수사가 어려움을 겪게 됐다. 경찰은 몰카 카드박스가 설치된 게임 테이블에 있던 20여 명의 고객 가운데 8명에 대해 조사했으나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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