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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우둔이 보아오 회동 … 양안 통일회담 새 장 열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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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보아오 포럼에서 만난 중국 리커창(오른쪽)과 대만 우둔이. [보아오 신화=연합뉴스]

중국의 차기 총리로 유력한 리커창(李克强) 상무부총리와 다음 달 대만 부총통에 취임하는 우둔이(吳敦義) 전 행정원장이 1일 중국 남부 하이난다오(海南島)에서 전격 회동했다. 양안(중국·대만) 관계에서 공산당·국민당 총수 차원의 만남은 있었지만 정부 최고위급 각료의 회동은 처음이다. 양안 통일 협상을 위한 만남이 정부 최고위층 차원으로 격상된 것이다. 홍콩과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통일회담을 위한 정부 간 협상 프레임의 초석을 닦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날 공식 일정에 들어간 제11회 보아오(博鰲)포럼에서 양안의 미래 권력 2인자들은 세계 경제위기 속에서 경제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우둔이 부총통 당선자는 공자가 대동(大同)을 이야기한 『예기(禮記)』의 ‘예운편(禮運篇)’을 인용하며 양안이 좀더 앞으로 나아가자고 제안했다. 이어 우둔이는 “차이를 인정하고 공감대를 넓히며(求同存異), 양안의 평화 속에서(兩岸和平) 신뢰를 쌓고 화목하게 지내며(講信修睦) 민생을 우선하자(民生爲先)”고 강조했다. 리 부총리는 “세계 경제가 위기에 처했고 양안도 도전에 직면했다”며 “이때를 잘 활용해 양안 경제가 새로운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화답했다.

 보아오포럼은 이번 리커창·우둔이 회담으로 양안 협력과 통일회담의 상징무대로 부상했다. 포럼은 2002년 제1회 총회 때부터 양안 고위층의 회동 무대였다.

 앞서 지난달 22일 대만 집권당인 국민당의 우보슝(吳伯雄) 명예주석은 후진타오(胡錦濤)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만난 자리에서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고 언급했다. 당시 우보슝은 “대만의 양안 인민관계 조례를 ‘일국양구(一國兩區)’라는 법리에 기초해 시행하고 있으며, 양안 업무도 외교부가 아닌 (행정원의) 대륙위원회(통일부 격)가 주관해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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