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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SJ "현대차의 '건설' 지원은 개혁후퇴 신호"

중앙일보

입력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이 현대건설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한국 재벌개혁 정책의 후퇴 신호로 풀이된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이 17일 보도했다.

다음은 보도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현대건설에 대한 직접 지원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계열사들이 현대건설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진 뒤 현대자동차의 주가는 7.2%나 하락했다. 이는 현대자동차의 현대건설 지원 방침이 현대그룹의 구조개혁과 정부의 재벌개혁 정책에 위배되는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의 구조개혁과 정부의 재벌개혁 정책은 모두 그룹 내 계열사의 독립성을 확대함으로써 경영과 주주의 이익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정부는 이를 위해 재벌에 계열사간 상호 빚 보증과 재정연계를 없애도록 압력을 가해왔다.

현대자동차의 지원결정은 또 이번 주 현대건설을 돕는 것은 현대자동차의 독립성을 해치는 것이라며 돕지 않겠다고 스스로 발표한 것과도 모순된다.

한국 언론은 금융감독위원회 이근영 위원장이 지난 15일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에게 현대건설 지원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는 이 보도에 대한 확인을 거부했으며 금융감독위원회 대변인도 이 보도와 현대자동차의 지원결정에 대해 논평하지 않았다.

현대건설은 지난 10월 부채상환 위기에 빠졌다가 가까스로 부도 위기를 넘겼으며 채권자들은 개혁을 요구해 왔다. 현대건설의 운명은 한국의 최대 재벌인 현대그룹 다른 계열사의 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몽구 회장은 16일 정몽헌 현대 아산이사회 회장과 만난 후 지원을 결정했다.

그는 정몽헌 회장에게 "현대자동차는 다른 계열사 및 이사회와 논의해 현대건설과 다른 회사에 서로 이익이 될 수 있는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토중인 조치에는 정주영 명예회장이 보유한 현대자동차 지분 2.6%를 현대자동차의 부품생산 계열사에 매각하고 현대자동차 계열사인 인천제철이 현대건설의 철강사업 부문을 매입하는 것이 포함돼 있다.

현대자동차 대변인은 "어떤 거래든 이사회의 승인이 필요하며 상호 사업이익이있을 경우에만 실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연합뉴스) 홍덕화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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