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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따스해진 ‘多産의 섬’ 제주 르포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64호 30면

통상 신문 1면 톱엔 첨예한 대립이나 자극적인 소재를 많이 올린다. 그런데 지난주 중앙SUNDAY 1면 ‘제주도 전국 출산율 1위’ 기사는 달랐다. 최근 한국의 인구 증가율 감소가 실로 나라의 미래를 어둡게 할 요인의 하나라고 볼 때 제주도의 생활 특성상 둘째는 기본이고 셋째를 낳는 가정도 19%나 된다는 사실은 실로 경이롭고 반가운 소식이었다. 이런 사람 냄새 나는 따뜻하고 미래지향적인 기사가 전면을 장식하니 신문이 더 즐겁게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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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샷’에 실린 ‘100만명이 사는 판자촌’은 3월 25일자 최고의 기사였다. 두 면에 펼쳐진 단 한 장의 사진과 200자 정도의 설명뿐이었지만 많은 생각이 들었다. 사방천지에 음식이 넘쳐나고 마천루가 즐비한 풍요한 선진국과 지붕 하나 성한 곳 없이 100만 명이 판자촌을 이루고 사는 케냐 나이로비 빈민촌 모습. 두 대조적인 풍경은 세상과 사람,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계기를 줬다.

2면의 칼럼 ‘민주당, 정책은 언제 말할 건가’도 마음에 와 닿았다. 정책 중심 선거를 하자는 지적이었다. 민주당만 지적해 언급한 점은 다소 아쉬웠다. 하지만 판단의 잣대가 정치 논쟁과 상호 비방이 아닌, 각 정당의 정책 평가에 맞춰져야 한다는 메시지는 시의적절했다고 생각한다. 김종인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과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각 당 공천의 아쉬운 점을 지적한 기사도 균형감각 측면에서 좋았다. 각 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분들이 소속당 공천의 문제점을 스스로 반성하고, 상호 비방이 아닌 자기성찰의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바람직했다.

‘대형교회 헌금규모, 사용처 밝혀야’ 기사에도 공감했다. 종교단체에 대한 막대한 헌금과 기부금은 세원에 잡히지 않는 지하경제를 형성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그 헌금이 국민경제에 100% 골고루 쓰인다면 모를까, 특정 헌금이 특정 종교단체의 교세 확장을 위해 사용된다면 굳이 비과세의 혜택을 누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도 가져본다.

이번 호엔 중국 관련 기사들이 눈에 띄었다.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 낙마사건, 이채진 클레어먼트대 교수 인터뷰, ‘김명호의 중국 근현대’ 레이펑과 류샤오치 이야기는 중국의 어제와 오늘을 이해하는 데 유익했다. 마오쩌둥을 찬양하던 레이펑이란 중국 군인의 사망에 대한 애도 분위기가 실용파 류샤오치를 공격하는 문화대혁명의 시발이었다는 것, 중국의 경제 규모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나중에 북한처럼 한국도 중국에 종속될 수 있다는 이채진 교수의 경고 등이 기억에 남는다.

‘내 퇴직연금 어떻게 운용되나’도 유용한 기사라 생각한다. 국민연금은 법적 의무사항이고 개인연금은 개인 선택의 문제다. 반면 퇴직연금은 자신이 그 운용에 직접 관여한다. 근로기간 내에 퇴직금을 좀 더 효율적으로 운용해 퇴직 후의 생활 수준을 제고한다는 측면에서 직장인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긴요한 내용이라 보인다. 호주달러 예금, 딤섬본드, 채권투자 등은 워낙 전문성이 높은 내용이라 웬만한 독자들에겐 좀 어렵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상문 SM헤지 대표로 자산운용업에 종사하고 있다. 17년간 증권회사에서 증권영업·투자분석· 자산운용 업무를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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