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단가 뜀박질… 교역 조건 계속 악화

중앙일보

입력

지난 3분기에도 수입단가가 수출단가보다 많이 올라 교역조건이 계속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수출 한 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수입량을 뜻하는 '순상품 교역조건지수' 는 지난해 2분기 이후 여섯 분기째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1995년을 100으로 봤을 때 산출한 올 3분기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73.1로 지난해 같은 기간(80.6)보다 9.3% 하락했다.

3분기 중 수출단가지수는 62.7로 지난해 동기보다 2.6% 올라간 데 그친 반면, 수입단가지수는 85.7로 13.1%나 상승했다.

수출품목 중 가장 비중이 큰 정보통신기기의 경우 수출단가가 전년 동기보다 26.3% 하락한데 비해 원유는 수입단가가 57.7%나 올라 이 두 품목이 교역조건 악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3분기 수출물량은 중화학공업제품의 수출 호조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3% 증가했다.

수입물량 역시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동기대비 21.7% 늘어났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물량이 크게 늘어나 무역수지는 흑자행진을 계속하고 있으나 수출단가 하락과 원유 가격 상승으로 향후 채산성 악화가 우려된다" 며 "에너지 저소비 산업 육성 등 수입유발적 산업구조를 개선해야 할 것" 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우리나라가 수출해서 번 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나타내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63.6으로 지난해 동기의 145.1에 비해 12.7%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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