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몰린 대우車 부품사 월급 못주고 부도 위기

대우자동차 부평공장이 이틀째 휴업한 가운데 대우차 납품업체의 모임인 협심회는 10일 대우차 부평공장에서 협력업체 대표 3백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총회를 열었다.
이들은 부품업체들이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며, 대우차의 조속한 법정관리 개시와 특례보증한도 상향 조정을 건의했다.
정부는 9일 업체당 최고 2억원인 신용보증기관의 특례보증한도를 다음주부터 4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산업연구원 조철 연구원은 "납품대금이 제대로 결제되지 않으면 부품업체 4백곳 중 1백개가 쓰러진 기아사태 때보다 더 많은 부품업체가 쓰러져 자동차 부품산업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 고 지적했다.

한편 대우차는 이날 오후 인천지방법원에 법정관리신청을 냈다.
이에 따라 대우차의 채권.채무가 동결되는 재산보전처분 결정은 앞으로 2주 안에, 법정관리 개시 결정과 법정관리인 선임은 한달 안에 이뤄질 전망이다.

◇ 부품업체 자금난〓자동차공업협동조합은 대우차 부품 협력업체가 대우차에서 받지 못한 돈이 1조5천억원대라고 밝혔다.
이는 다섯달치 납품대금에 해당한다.
협력업체 다성의 문승 사장은 "오늘 원자재 대금 7억원에 대한 어음을 발행했는데 이를 막지 못하면 부도를 낼 수밖에 없다" 며 "오늘이 직원(1백70명)월급날인데 주지 못했다" 고 말했다.

매달 20억원어치의 스프링 제품을 대우차에 납품해 온 대원강업 관계자는 "납품대금을 2~3개월짜리 어음으로 받아와 현재 미수금이 1백억원에 이른다" 고 말했다.

◇ 휴무 부품업체 생겨〓대우차에만 납품하는 업체 중 일부가 휴무에 들어갔다.
대우차에 매년 1천6백억원어치의 자동차용 시트를 공급해 온 부품업체 관계자는 "한해 매출의 80~90%를 대우차에 납품하는데 부평공장이 가동을 중단해 우리도 휴무에 들어갔다" 고 말했다.
대우차의 부품업체는 1차 협력업체만 4백2곳이며, 이 가운데 대우차에만 납품하는 곳이 1백76개다.
금액 기준 대우차의 최대 납품업체인 한국델파이는 공장은 돌리고 있으나 생산량의 70%(연간 6천억원 상당)를 대우차에 납품해 와 대우차의 휴업이 길어질 경우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현대.기아차도 긴장〓자동차공업조합 고문수 상무는 "대우차 1차 협력업체 가운데 절반 이상이 현대.기아차에도 납품하고 있어 불똥이 현대.기아차로 번질 우려가 있다" 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협력업체 가운데 대우차에 중복 납품하는 곳이 10%를 넘지만 대우차 납품 비중이 낮아 아직까진 큰 문제가 없다" 며 "그러나 사태가 길어지면 영향이 나타날 것" 이라고 말했다.
'
대우차 부도의 영향을 받는 협력업체가 20여곳인 쌍용차는 ▶협력업체의 개발비를 조기 지급하고▶재고를 늘려 협력업체 가동률을 높이고▶긴급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