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 쏘면 영양 지원 어렵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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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분계선 25m 앞까지 간 ‘미군 최고사령관’ 천안함 폭침 2주기를 하루 앞둔 25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경기도 캠프 보니파스의 오울렛 초소를 방문해 쌍안경으로 북한 지역을 살펴보고 있다. 오울렛 초소는 군사분계선에서 25m 떨어진 최전방 초소다. 점퍼에 최고사령관(commander in chief)이라고 표시된 이름표가 부착돼 있다. [A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5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계획과 관련해 “(2·29 북·미 합의로) 영양 지원(nutritional assistance) 패키지를 제공키로 했으나 (발사 이후) 이를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약속한 것, 특히 한 달 전에 약속한 것도 지키지 못한다면 어려운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한 시간 동안의 정상회담에 이어 기자회견을 하면서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면 군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식량 대신 아동용 영양제 등을 북한에 제공하려는 계획을 접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그는 26일부터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2박3일 일정으로 이날 방한했다.

 두 정상은 북한의 인공위성 광명성 3호를 탑재한 탄도미사일 발사 계획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와 미·북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며 “국제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도발행위”라고 규정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할 때마다 추가적인 고립과 더 강한 제재조치가 시행됐다”며 “이번에도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제재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은 “두 정상이 공유한 건, 북한이 위협하고 약속을 깨고 일정 시간 제재가 지난 뒤 북한과의 대화가 재개되고 되돌릴 수 없는 보상이 전해지고 다시 북한의 필요성에 의해 도발이 이뤄지는 사이클이 반복돼선 안 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사일 발사가 북한의 또 다른 도발이나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 시리즈’로 연결될 수 있다는 대화도 했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표현을 빌리면 분명하고 단호하면서도 명확한(clear, firm, precise) 대응을 해야 한다고 합의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을 향해서도 “북한이 새로운 선택을 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이 몇십 년간의 접근방식에서 벗어나 북한의 행동에 좀 더 근본적인 변화를 주는 쪽이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두 정상은 그러나 북한에 ‘기회의 창’은 열어뒀다. 이 대통령은 “우리 두 사람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고 평화와 협력의 길을 선택한다면 한·미 양국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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