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사람의 막다른 선택,따뜻한 시선으로 그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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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호 33면

히가시노 게이고, 오쿠다 히데오 등과 함께 일본 추리소설을 대표하는 작가. 1987년 ‘우리 이웃의 범죄’로 올요미모노 추리소설 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해 20여 년 동안 야마모토 슈고로상, 나오키상, 시바 료타로상 등 수많은 문학상을 휩쓸었다. 뚜렷한 개성으로 ‘미미월드’라는 애칭으로 통하는 그녀의 작품세계는 크게 현대사회의 다양한 모순에 노출된 채 살아가는 인간 군상을 소재로 한 사회파 미스터리와 에도시대의 괴담을 소재로 한 시대물 미스터리로 나뉜다.

일본 추리소설 여왕, 미야베 미유키는...

국내에서는 특히 사회파 미스터리 3대 걸작 ‘화차’(92), ‘이유’(98), ‘모방범’(2001)으로 사랑받고 있다. ‘화차’는 그중 가장 초기 작품.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 마쓰모토 세이초를 정신적 스승으로 모시는 그녀답게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했던 팜므파탈의 이미지를 계승해 주택버블, 신용대란 등 동시대 문제에서 피해갈 수 없는 보통사람의 막다른 선택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 많은 지지를 받았다.

‘화차’의 속편 격인 ‘이유’에서는 주택버블과 함께 몰락한 인간의 욕망과 허영을 초호화 아파트에서 일어난 일가족 살인사건을 통해 적나라하게 조명했다. 가장 방대한 분량의 ‘모방범’은 주변의 무관심 속에 유년기에 비뚤어진 인성을 키운 엘리트가 아무 죄의식 없이 묻지마 연쇄살인을 자행하는 내용. ‘미미월드’에는 수사망을 좁혀가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수많은 인간 군상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된 시스템의 쳇바퀴를 어쩔 수 없이 굴리며 사는 개인의 심리를 공론화하는 작가의 세계관이 일관되게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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