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페스티벌] 잔치 잔치 열렸네~ 네비찍고 남녘 축제 달려가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1면

20일 경남 고성군 회화면 당항포 관광지에 있는 2012 경남 고성공룡 세계엑스포장에는 크고 작은 공룡 70여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큰 것은 높이 12m, 폭 7m, 길이 38m정도다. 숨을 쉬면 배가 나
왔다 들어갔다 하고 울음소리까지 내는 등 마치 살아있는 공룡을 보는 듯하다. 송봉근 기자

봄날이다.

 꽃들이 아우성치며 고개를 내밀고 꽁꽁 움츠렸던 겨울을 모아 사람들은 축제를 연다. 하늘과 땅과 사람이 하나 되는 잔치를 연다. 잔치에는 그 지역의 내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벨기에 남서쪽 에노주의 작은 도시 뱅슈.

그곳에서 열리는 카니발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뱅슈는 인구가 3만 명 밖에 되지 않는다. 그곳에서 해마다 2월에 열리는 축제를 보려고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인다.

 ‘질(gille)’이라 부르는 남자 배우들은 드럼 소리에 맞춰 춤을 추면서 막대로 악귀를 쫓는다. 또 관중에게 오렌지를 던지면서 행복을 기원한다.

 촌스럽지만 뱅슈의 정서를 담고 있는 축제에 사람들은 열광하는 것이다.

 여기에 비하면 우리의 축제는 걸음마 단계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자치단체들이 축제 육성에 관심을 가지면서 지역별로 독특한 축제들이 자라기 시작했다.

 자치단체들 마다 축제가 지역을 알리고, 지역경제를 살 찌울 수 있는 관광상품으로 주목한 것이다.

 지역별로 유사한 축제들이 많이 생기면서 통폐합의 진통도 겪었다. 좋은 축제는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축제는 사라졌다. 이제 경쟁력 있는 축제는 거대한 산업단지 못지 않다. 우수 축제들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지역 특산물 판매도 늘린다. 이 봄에 부산·경남에도 ‘명품 페스티벌’들이 많이 열린다.

 경남고성공룡엑스포,국제교육도시연합(IAEC)세계총회,진주논개제,남해 멸치축제, 금정산성 막걸리 축제 등 10여 개에 이른다.

 지역의 고유문화와 특색을 그대로 드러내는 이 축제들 속에는 지역의 DNA가 배여 있다.

 그 DNA에 세계인들도 공감한다. 축제마다 많은 외국인이 찾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우리의 축제도 뱅슈의 카니발처럼 가치를 인정받을 날이 언젠가는 올 것이다. 남녘은 한반도에서 꽃소식이 가장 먼저 도착하는 곳이다. 봄 바람에 꽃비를 한없이 맞을 수 있다.

 이 봄에 남녘땅에서 열리는 축제 속으로 들어가 보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