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직전 일본 지자체 “시 이름 팝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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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재정 파탄을 눈앞에 둔 일본 서부의 지방자치단체 이즈미사노(泉佐野)시가 이름을 팔겠다고 나섰다. 재원 마련을 위해서다. 일본에서 지방자치단체 이름을 필요에 의해 바꾼 경우는 있었지만 이름을 돈 주고 팔겠다고 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오사카(大阪)시와 와카야마(和歌山)시 중간에 위치한 이즈미사노시의 인구는 10만 명. 간사이(關西)국제공항이 위치한 이 지자체는 1994년 개항 이래 대규모 개발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해 왔다. 하지만 경기 침체로 세수(稅收)가 늘지 않고 오히려 재정이 크게 악화됐다. 견디다 못한 시 측은 ‘이즈미사노’라는 시 이름 자체를 매물로 내놓았다. 돈을 많이 내는 기업의 이름 혹은 상품명을 따 ‘파나소닉 시’ ‘포카리스웨트 시’ 같은 것으로 바꿔주겠다는 것이다.

 시 측은 계약기간을 1~5년으로 하고, 일본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오는 6월부터 11월까지 스폰서 모집에 나선다. 시 이름뿐 아니라 시 청사와 도로 이름, 시청 직원들의 유니폼에 넣는 기업 광고까지 매물 대상이다.

 일본에서 지자체가 이름을 바꾸는 경우가 종종 있다. 58년 아이치(愛知)현 고로모(<6319>母)시는 관내에 있는 도요타자동차 공장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자 ‘도요타(豊田)시’로 이름을 바꾸었다. 나라(奈良)현 ‘덴리(天理)시’는 54년 천리교(天理敎)로 특화된 종교 도시로서의 지명도를 높이기 위해 이름을 바꾼 케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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