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믹스 배합, 1천분의 1g까지 잽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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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믹스 크리머에 무지방 우유를 넣은 남양유업의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시장점유율 30%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내수와 수출,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지난 한 해 화제가 된 제품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를 통해서다. 커피믹스 크리머로 무지방 우유를 사용한 제품이다. 출시 한 달 후인 지난해 1월 20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달엔 180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남양유업은 현재 대형마트 기준 23%인 커피믹스 시장 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수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1000만 봉지(100만 달러)를 수출하며 테이프를 끊었다. 카자흐스탄에도 160만 봉지를 수출해 탄력을 받았다. 미국·호주는 교포사회를 중심으로 각각 900만, 300만 봉지를 수출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한국의 커피믹스는 세계 커피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독특한 시장”이라며 “휴대성·간편성뿐 아니라 100%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해 품질과 맛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었다”고 전했다. 여기에 우유의 풍미를 가미한 부드러운 맛으로 조명을 받아 전 세계의 다양한 지역으로 수출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게 남양유업 측의 설명이다.

남양유업은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출시 전 2년을 시장조사에 썼다. 이를 통해 커피 크리머에 불만이 있는 소비자가 많다는 점을 파악했다. 커피의 맛과 향에만 신경을 쓴, 기존의 커피믹스가 고려치 못한 대목이다.

이에 남양유업은 여기에서 원두 대신 크리머에 주목했다. 연구에 1년을 더 썼다. 크리머에 무지방 우유를 넣기 위해 기존 g 단위이던 배합의 비율을 그 1000분의 1인 ㎎으로 줄이는 기술을 고안했다. 수천 번의 실험을 거친 결과다. ‘우유 풍미가 증진된 커피크리머 제조방법’으로 특허도 받았다. 제품 하나하나를 질소 충전해 포장하는 기술도 도입했다. 산소와 접촉을 차단해 제품이 산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기존 업체들이 들여다보지 못한 점에 착안해 히트상품을 내놓은 남양유업은 토종 기업이라는 자부심을 내세우고 있다. “순수 국내 기업으로서 언젠가 내수·수출에서 모두 1위를 하는 저력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이 회사의 성장경 총괄 전무는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는 우유를 넣은 고급 커피믹스 시장을 열고 선점했다”며 “점차 성장하는 커피 시장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기업이 되어 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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