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잠실 최소관중 기록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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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두산이 벌이고 있는 한국시리즈가 연일 최소관중 기록을 경신하면서 잠실구장 최소관중 기록마저 위협받고 있다.

수원구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7천명에도 못미치는 관중이 입장, 한국시리즈 사상 최소관중 기록을 세운데 이어 2차전에는 5천명도 채 안되는 관중만 들어차 하루만에 기록을 갈아치웠다.

현대의 홈구장이라고는 하나 아무런 연고도 없는데다 서울 입성을 앞두고 자리잡은 '임시거처'라는 점에서 구름 관중은 기대할 수 없었지만 이런 관중수는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프로야구 관계자들은 이같은 한국시리즈 흥행 부진이 잠실구장으로 옮겨 치르는 3, 4, 5차전에서도 되풀이된다면 '프로야구 위기론'이 현실이 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지금까지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경기에 관중이 2만명을 밑돈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

지난 83년 해태-MBC(LG 전신)가 패권을 다툴 때 4차전에 1만5천953명이 입장한 것이 한국시리즈 잠실구장 최소 관중 기록으로 남아 있다.

당시 홈팀 MBC는 3패로 막판에 몰려 있어 팬들이 거의 구장을 찾지 않았던 것이 흥행 실패의 원인이었다.

이에 따라 현대-두산의 잠실 3연전도 2만명 이상의 관중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심각하다.

홈팀 두산이 2연패로 몰린데다 2일 3차전마저 내준다면 3일 4차전에서는 한국시리즈 잠실 최소관중 기록 경신은 확실시된다는 것.

특히 현대와 두산 모두 예전처럼 그룹 계열사 직원들에게 무료 입장권을 나눠주고 응원을 독려할 처지가 아니어서 더욱 비관적이다.

주력사 현대건설의 경영난마저 겹친 현대는 6천여명의 계열사 임직원들이 구단을 통해 3차전 입장권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기장 나들이가 쉽지 않은 입장이다.

두산 역시 계열사별로 입장권을 구입해 임직원에게 나눠주고 퇴근시간을 조금 앞당겨주는 편의를 제공할 방침이나 2천명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추운 날씨와 경제적 위기감 확산이라는 경기외적 요인에다 홈팀 두산의 부진과 '재미없는 경기를 치른다'는 선입견이 박힌 현대의 특성 등 온갖 악재가 겹쳐지면서 한국시리즈 관중석은 더욱 썰렁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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