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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풋볼] 로즈보울 오리건-퍼두 대결로 압축

중앙일보

입력

새천년 시즌 로즈보울(Rose Bowl)의 패권은 오리건 덕스-퍼두 보일러메이커스의 사상 첫 대결로 압축됐다.

1902년 첫 대회를 치러 가장 오랜 전통을 지닌 로즈보울은 대학풋볼(NCAA) 25개 보울은 물론, 4대 메이저보울중에서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 즉 프로풋볼리그(NFL)의 수퍼보울에 해당하는 셈.

1946년 시즌부터 서부지구 퍼시픽-10(팩텐)과 중부지구 빅텐 컨퍼런스 챔피언끼리 맞붙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로즈보울은 내년 1월1일 대회이름과 똑같은 패사디나의 로즈보울 구장(10만명 수용)에서 제87회 대회를 치른다.

정월초하루 오전에 패사디나의 콜로라도 블러버드에서 수십만송이의 장미로 장식된 수십대의 꽃차 퍼레이드가 끝나면 오후 2시부터 미식축구 경기에 돌입한다.

장거리 전화회사 AT&T가 스폰서인 로즈보울은 ABC-TV가 전세계로 생중계하며 경기 도중 출전학교를 홍보하는 무료광고까지 제공, 돈으로 따질수 없는 엄청난 학교선전효과를 불러온다.

이때문에 로즈보울에 출전한 학교는 승패에 관계없이 다음해 가을학기 고교생들의 입학지원이 폭주하는 현상을 보이곤 한다. 로즈보울 출전에 따른 성과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두 학교 모두 1,200만달러(약140억원)의 천문학적인 출전료를 대회 조직위원회로부터 지급받아 학교재정에 보태게 된다.

전력이 평준화된 올해 로즈보울 레이스는 서부의 단골 출전팀 남가주대(USC)·UCLA가 조기탈락하고 3연패를 노리던 중부의 위스컨신도 미시간·오하이오 스테이트와 함께 1위경쟁에서 낙마, 커다란 이변을 낳았다.

반면 만년하위팀이던 오리건 덕스(7승1패)가 USC·UCLA·워싱턴·애리조나를 모조리 누르고 팩텐우승을 사실상 확정지었으며 중부 빅텐의 퍼두 역시 7승2패로 남은 2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34년만의 리그우승을 차지했다.

오리건은 1995년1월1일 로즈보울에서 펜실베니아 스테이트에 20-38로 져 준우승에 그쳤으며 퍼두는 1967년 정월초하루 USC에 14-13으로 이겨 처음이자 마지막 로즈보울 트로피를 품에 안은바 있다.
21세기 첫날 장미축제에서 처음 만나게 된 ‘오리군단’의 조이 해링턴과 ‘보일러수리공’ 드루 브리즈의 쿼터백 싸움은 벌써부터 대회 최대의 관심사로 떠오르며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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