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차트 정배열 종목에 관심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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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많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그 상승에 대한 하락조정의 정도가 작은 주가는 또다시 큰 폭의 상승세를 구가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하였는데도 그 폭락에 대한 반등의 정도가 미약하다면 주가는 다시금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증시에서는 흔히 ‘1/3조정’ ‘1/2조정’ ‘2/3조정’이라는 용어를 쓰는데 조정에 대한 이러한 수치의 근거가 사실은 피보나치 수열에 있다는 것은 이미 상식화된 것이다. 2/3조정은 직전 상승폭에 대한 61.8% 크기의 하락조정을 의미하는 것이고 1/3조정은 38.2%(=100-61.8)크기의 하락조정을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수치는 인간의 심리적인 영향에 대한 통계적 결과로 이끌어 낸 것. 상승에 대한 반작용인 조정폭의 크기는 이후의 추가반등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준거의 틀이 된다.

즉 상승폭의 2분의 1 이내의 조정이면서 그 조정폭이 작을수록 추후의 반등세가 직전 고점을 상향돌파하는 강력한 상승세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 반면 2분의 1 이상의 조정이면서 그 조정 폭이 크면 반락이후 반등시세의 강도는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반락이 얕으면 반등이 크고 반등이 얕으면 반락이 크다”는 것은 주가의 근본 속성이다. 또한 이 속성은 대표적인 주가분석법인 엘리어트파동이론 등에도 매우 비중있게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증시에서는 이 같은 사실이 간과되는 경우를 종종 발견하게 된다. 즉 투자자들의 대부분은 종목선택에 있어 낙폭이 과대한 종목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는 것이다. 단순히 ‘주가가 많이 빠졌다’ ‘싸다’라는 개념으로 매매전략을 세우고 접근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투자방식이다.

물론 골이 깊으면 산이 높을 수 있기 때문에 낙폭이 과대한 종목들이 강력한 반등세를 보이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반등의 강도가 강하면 강할수록 그 종목의 주가가 상승추세로 회귀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고 간주하여도 된다. 하지만 낙폭이 과대함에도 불구하고 그 반등의 조짐이 미약한 종목들을 단지 주가가 직전의 수준에 비해 많이 하락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선호하거나 미련을 가져서는 안된다. 주가의 낙폭이 과대함에도 반등이 미약하다면 거기에는 반드시 그 나름대로의 까닭이 있는 것. 이러한 주식들은 소폭의 반등 이후 또다시 큰 폭의 하락세로 이어질 개연성이 충분히 잠복되어 있다.

그런데 대다수 투자자들은 여전히 많이 빠진 종목을 택하기 일쑤다. 아마도 그 이유는, 단기간의 급등에 따른 부담감 때문에 많이 오른 후 적게 빠진 종목들보다는 고점에 대비하여 낙폭이 과대한 종목들에 관심이 쏠리기 쉽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증권시장에서 상승시세의 동참에 탈락하여 상대적인 박탈감으로 고통받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와 같은 종목선택 패턴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주식투자를 하면서 심리적으로 가장 고통스러울 때는 사고 나서 주가가 빠지는 경우가 아니다. 팔고 나서 주가가 오르는 경우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남들은 열심히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자신의 보유주식만은 움직이지 않거나 오히려 하락할 때는 심리적 박탈감과 함께 초조감을 불러 일으킨다. 이 같은 경우 단순히 심리적 고통에서 끝나는가. 그렇지 않다. 대부분 상투권의 추격매수세에 가담하게 되는 중요한 동인(動因)이 된다. 그 결과 치명적인 금전적 손실로까지 이어진다는 점에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주가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사이클을 그린다. 증권시장이 침체를 보인다고 해도 상승파동을 그리는 종목은 언제나 있는 법이다.

정배열과 역배열이란 주가가 상승국면에 놓여 있는가 하락국면에 놓여 있는가를 말한다. 언제나 상승국면(정배열)에 놓인 종목에 투자한다면 돈을 버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다. 시세의 순환흐름에 따라 장단기 이동평균선이 정배열에 진입하게 되면 주가는 시세의 절정을 향하여 나아가게 마련이다. 비록 순차적인 가격조정과 기간조정을 거칠지언정 저점과 고점을 높여 가는 것이다. 주가는 가만히 정지한 무생물이 아니며 항상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유기체 같아서 생성과 성장, 절정을 거친 연후에 쇠락과 소멸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이다.

결국 ‘적게 오르고 많이 빠지는 종목’은 피해야 한다. 특히 종목장세를 주도하는 가장 센 종목, 즉 ’많이 오르고 적게 빠지는 종목’을 따라 잡는 것이 정배열 추세투자이고 증시 고수들의 투자전략인 셈이다.

문의 미라쥬 씽크풀 투자전략가 Miraju@netsgo.com / 탁월한 시각, 깊이있는 분석, 지식경영시대의 동반자 이코노미스트 제5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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